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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과외에 스테이크·랍스터도 구워주는 교사, 왜

입력
2024.03.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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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SNS 화제
형편 어려운 학생들에 과외해주고
랍스타, 마라탕 등 요리까지 대접
"어렵던 과거 생각해 도움 주고파"

한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학생들을 위해 음식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고 있다.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인스타그램 캡처

한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학생들을 위해 음식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고 있다.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인스타그램 캡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로 과외를 해주고 특식까지 직접 만들어 주는 유튜버에게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이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지난해 5월 무료 과외 학생 모집 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대구 서구에 거주 중인 중학생을 우선 모집한다. 또 △평균 90점 이상 목표 △힘들어도 함께 공부하기 등 학업 관련 규칙과 함께 △편식하는 학생은 받지 않는다는 등 11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중학생뿐 아니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재수생이나 국가고시 수험생 등에게 무료로 자습 공간을 제공한다고 했다. 현재는 정원 초과로 추가 인원을 모집하지 않는다.

한씨는 이같이 모집한 학생들에게 스테이크, 조개찜, 마라탕, 랍스터 등 다양한 특식을 직접 요리해 제공한다. 과외비부터 공부방 운영비, 식자재 비용까지 모두 한씨 자비 부담이다. 그의 SNS 계정에는 특식을 조리하는 과정부터 학생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장면까지 담은 영상들이 다수 올라왔다. 한씨의 틱톡 계정 구독자는 62만 명, 유튜브 계정 구독자는 13만 명이다.

한씨는 지난달 20일 블로그에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치며 요리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대학을 졸업할 무렵 아버지의 사업이 망했는데 당시 연년생인 오빠의 취업 시기가 겹쳤다"며 "(나는) 과외를 그만두지 못하고 과외비로 오빠를 뒷바라지하고 아버지 사업으로 인한 빚을 갚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취준생이 돼 보지도 못했다"며 "가난한 학생, 취준생들을 보면 밥 먹이고 싶은 이유"라고 고백했다.

이어 "요리에 몰입하는 순간만큼은 머리를 비우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며 "병원도 못 가고 친구나 가족에게도 어려움을 털어놓지 못하는 과거의 나 같은 사람들에게 그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곁에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영상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누군가를 위해 대가 없이 아낌없이 나눠주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학생들에게 평생 고마운 존재가 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한씨를 응원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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