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고3 담임이 단톡방에 공유
학교성적, 세특 등 담긴 파일, 뒤늦게 파악
학교 "당시 파일 열어본 학생 없다" 해명
최근 학생 급식에서 벌레가 나와 물의를 빚은 경기도의 A고등학교에서 지난해 1학기 모의고사 점수와 학급 성적 등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당시 담임교사의 실수로 유출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바로 삭제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이 학교 3학년생 학부모 등에 따르면 같은 해 7월 3일 오전 8시 30분쯤 이 학교 3학년 담임 B교사가 자신의 반 학생 23명이 함께 사용하는 단체대화방에 ‘대입전형동영상 및 PPT 자료’를 올리며 담임교사들만 공유하도록 한 ‘파일’도 공유했다.
이 파일에는 이 학교 3학년 200여 명의 학급 성적과 모의고사 점수, 세특(과목별 세부특이사항 기록), 생활기록부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겼다. 성적이 유출된 사실은 3학년 전체 학생에게 퍼졌고, 일부 학생들은 이를 열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적이 유출된 학생들은 자신의 성적이 공개될까 우려하며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일 공유 사실은 15분쯤 뒤 한 학생이 ‘우리가 보면 안되는 파일이 단톡방에 올라왔다’며 교무실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를 확인한 뒤 파일을 삭제했지만 몇 명이 열람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졸업한 한 학생의 한 학부모는 “가장 예민한 시기에 성적이 유출됐는데도 학교 측은 파일을 열어 본 학생이 없다는 식으로 덮기에만 급급했다”며 “당시에는 아이들 수시접수를 앞둔 시점이고, 세특 때문에 강하게 항의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졸업생 학부모도 “처음에는 성적 등은 유출이 없었다고 했다가 항의가 잇따르자 ‘3월 모의고사 점수 정도만 담겼다’고 말을 바꿨다”며 “당시 아이들은 ‘내 성적 유출되면 어떻게 하느냐'며 난리였는데 모른척 넘어가려는 학교 행태가 기가 찼다”고 말했다.
졸업생 학부모들은 성적 유출 외에도 지난해 발생한 학년별 시험문제 출제 오류에 따른 잇따른 재시험, 수업시간에 자습을 시킨 뒤 교실에서 잠을 자는 등 근태가 불성실한 3학년 담임을 올해 또다시 고3 담임으로 배치한 점 등도 문제 삼았다. A고 관계자는 “당시 성적 등이 담긴 파일이 단톡방에 유출된 것은 맞지만 이를 열어 본 학생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사실은 당시 학생과 학부모께 모두 알리고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교사도 고3 담임을 기피하는 교사들이 많아 부득이 재배치 한 점을 양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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