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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직원, 아시안컵 때 카드놀이하다 '직위 해제'... 협회 쇄신 목소리 높아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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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직원, 아시안컵 때 카드놀이하다 '직위 해제'... 협회 쇄신 목소리 높아질듯

입력
2024.03.13 20:58
수정
2024.03.13 21:03
21면
0 0

협회 "도박성 행위와 엄연히 달라" 해명
"곧 인사위 열어 당사자 징계처리 예정"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본관에 KFA와 축구국가대표팀을 상징하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본관에 KFA와 축구국가대표팀을 상징하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전지훈련지에서 일부 선수들과 카드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협회가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 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축구계에 따르면 협회 직원인 A팀장은 아시안컵 개막 직전인 1월 2~1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전지훈련 기간 동안 숙소에서 카드도박을 했다. A 팀장은 한국에서 직접 칩을 준비해갔으며, 선수 포함 4~5명이 칩을 이용해 새벽까지 카드 도박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스태프가 휴게실에서 선수들과 카드놀이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도박성 행위와는 엄연히 다르다"고 해명했다.

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월드컵, 아시안컵 등 소집기간이 긴 대회에 참가할 때는 선수들이 자유롭게 숙소 내에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휴게실을 설치해 운영한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휴게실에 카드, 장기, 바둑, 보드게임, 플레이스테이션, 노래방 기기, 윷놀이 등이 비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시설은 선수들만 사용할 수 있는데, 이를 스태프가 함께 사용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스태프가 휴게실에서 선수들과 카드놀이를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결과 사실로 파악됐고, 적절하지 않은 행동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도박성의 내기 카드놀이라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협회는 "선수단이 훈련장에서 골대 맞추기 내기 등을 한다거나 휴게실에서 보드게임,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할 때 음료내기 등을 위해 돈 계산을 하는 등 소액의 내기성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며 "도박성 행위와는 엄연히 다른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또 "아시안컵 출정 소집 당시 감독이 전 스태프에게 명시적으로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선수들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선수들이 최대한 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하라는 내용의 내부지침을 전달했음에도 해당 스태프는 이를 위반했다"며 "팀장으로서 부적절한 업무운영이 있어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됐고,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지난달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A팀장을 직위해제했다.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당사자와 주변 직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이 결과를 토대로 추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A팀장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축구계에선 이번 일로 협회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선임과 경질은 물론,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까지 일절 지지 않고 있는 와중에 직원의 카드도박 의혹까지 불거진 만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이다. 분노한 팬들은 이미 A매치 보이콧 캠페인을 벌이며 정몽규 협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협회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팬들의 분노를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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