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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길어진 불확실성...이사 보수한도 줄이는 대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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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길어진 불확실성...이사 보수한도 줄이는 대기업들

입력
2024.03.14 09: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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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등 주요 계열사 보수 한도 총액 축소

주주들이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주주들이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주요 대기업들이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이사 보수 한도 삭감을 안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실적이 나쁘거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영진이 경영 효율화에 동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삼성전자는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지난해 480억 원에서 430억 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주총(20일)에 상정한다. 구체적으론 일반 보수 한도를 지난해와 같은 330억 원으로 동결하고 장기성과 보수 한도를 1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깎는다.

27일 주총을 앞둔 ㈜LG는 보수 한도를 지난해 180억 원에서 170억 원으로 낮춘다. LG전자는 90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LG화학은 80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LG생활건강은 80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각각 줄인다. LG생활건강이 보수 한도를 줄이는 것은 법인 분할 후 처음이다.

SK그룹에서는 SK㈜가 보수 한도 총액을 220억 원에서 180억 원으로,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각각 12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내린다. SK㈜와 SK스퀘어는 이사 수가 한 명씩 줄지만 SK텔레콤은 한 명 늘어나는 데도 보수 한도는 줄였다. HD현대는 이사 다섯 명을 유지하면서 보수 한도 총액을 34억 원에서 27억 원으로 감액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지난해 임원 총보수를 내린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보수를 총액 80억 원으로 동결한다. 엔씨소프트는 임원 7명에게 주는 보수 최고 제한 금액을 200억 원에서 150억 원까지 내린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전반에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자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보수 한도를 줄인다고 실제 보수가 감소하는 건 아니지만 주주를 대상으로 책임 경영을 하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내정된 신임 대표들 중 이번 주총을 계기로 공식 데뷔하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는 지난해 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비롯해 사내이사 두 명과 사외이사 두 명이 신규 선임된다. '세대교체' 인사를 알린 SK그룹의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구원투수'로 복귀한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다.

게임업계는 '3N'이 모두 새 대표를 맡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후보로 내정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가 김택진 창업자와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넷마블은 경영기획 담당 김병규 부사장이 권영식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가 된다. 넥슨코리아는 이정헌 대표가 넥슨 일본법인 대표로 올라가면서 빈자리를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공동대표로 채운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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