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미사 한강모랫길 이달 초 오픈
남양주시와 성남시 등도 앞다퉈 설치
13일 오전 10시, 경기 하남시 미사대교~덕풍천 4.9km 구간에 조성된 미사뚝방꽃길. 길 중간에 고운 모래가 깔려 있었고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라 곳곳에 산책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최미순(65·하남시 미사동)씨는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 못 오고 주중에는 매일 온다”며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아 하루는 신발 신고, 하루는 신발 벗고 다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맨발 걷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남시는 최근 뚝방꽃길 산책로 폭 4~6m 중 1.3~1.6m 정도에 모래를 깔았다. '미사한강모랫길'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산책객들이 바닷가 모래사장 감촉을 느낄 수 있도록 동해안에서 채취한 모래를 사용했다. 주차장(60대)과 시·종점에는 신발장, 세족장 등도 마련했다.
경기도내 지자체들이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지역 내 곳곳에 ‘맨발 걷기 좋은 곳(어싱로드·Earthing Road)’ 조성에 나서고 있다. 예산이 많이 들지 않지만 시민들의 호응이 높아 앞다퉈 조성하고 있다. 맨발 걷기는 치매 예방은 물론 기억력 향상, 혈액순환 개선,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남시는 미사 한강모랫길 외에도 ‘구산둘레길 및 황토산책길’(편도 800m) 등 4곳을 운영 중이며 ‘미사한강 황톳길’(300여m) 등 올해 안에 3곳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남양주시도 적극적이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2004년부터 20년째 맨발 걷기를 직접 실천하면서 효과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맨발 걷기의 성지’로 불리는 금대산(와부읍 덕소리 산 55-1) 어싱로드를 비롯해 한강시민공원 삼패지구에 자작나무 숲길(160m 구간) 등을 운영 중이다. 올해 말까지 모두 11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9월까지 이미 조성된 맨발 걷기 좋은 등산로 중 택지로부터 접근성이 좋고 정비 요청이 많은 구간을 선정해 진행하는 ‘맨발 걷기 좋은 숲길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성남시도 지난해 개장한 대원·수진·위례·중앙·율동공원 등에 지난달부터 어싱로드를 순차적으로 오픈한 데 이어 올해 7월까지 황송·산성·화랑공원 등 6곳에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미사 한강모랫길은 아름다운 강을 조망하며 맨발로 걸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명소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편의시설도 추가 확충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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