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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중 뚝 떨어지고 문짝 날아가고... 사고 잇따르는 보잉기 '타도 되나'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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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중 뚝 떨어지고 문짝 날아가고... 사고 잇따르는 보잉기 '타도 되나' 우려 확산

입력
2024.03.13 18:30
수정
2024.03.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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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보잉은 생산 공정서 97차례 위반
'최종 감독자' 항공사는 기술 경고 무시
불안 확산… 보잉 주가 올해 27% 급락

미국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 여객기가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 여객기가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을 둘러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발생한 '문짝 분리 사고'에 이어 11일에는 기체가 기술 문제로 급강하하면서 승객들이 천장으로 솟구쳐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설상가상 항공사의 안일한 의식까지 드러나며 '보잉기를 타도 괜찮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기술자들 '운항 즉각 멈춰야' 경고했다"

지난 1월 문짝 사고는 보잉과 미국 알래스카항공의 합작품으로 드러나는 추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사고 하루 전날인 1월 4일 미국 알래스카항공 기술자들이 회사에 여객기 운항 중단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생산 감독을 소홀히 한 보잉에 이어, 여객기 안전을 최종 감독해야 하는 항공사 측의 책임도 도마에 오른 셈이다.

NYT에 따르면 사고 이틀 전인 1월 3일 문제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기체 압력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였다. 항공사 측은 불과 3일 전인 지난해 12월 31일 항공기를 수리했다는 이유로 운항을 지속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4일에도 또다시 경고등이 들어왔고, 기술자들은 5일 운항 일정을 취소하고 즉각 기체를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 알래스카항공이 소유한 보잉 737 맥스9 기체 벽면이 지난 1월 5일 발생한 사고로 뜯겨나가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알래스카항공이 소유한 보잉 737 맥스9 기체 벽면이 지난 1월 5일 발생한 사고로 뜯겨나가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알래스카항공은 기술자들의 경고를 무시했다. 경고등이 ‘열흘 내 세 번 점등’할 때에만 비상 수리에 들어간다는 안전 규정에 따른 조치이기는 했다. 4일 기준 경고등은 두 번 들어왔을 뿐이니 5일 운항까지는 마친 후 수리를 받겠다는 게 항공사 측 입장이었다.

하지만 여객기는 5일 미국 오리건주(州)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도어 플러그(비상구 덮개)'가 뜯겨 나갔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기체 창문과 벽면 일부가 사라지는 대형 사고였다. 이에 대해 항공사 측은 “경고등이 사고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NYT에 반박했다.

공익제보자 사망 여파도 확산

항공사마저 신뢰를 잃으며 보잉 관련 불안은 급증하고 있다. 제작사인 보잉은 이미 수차례 질책을 받았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최근 6주간의 감사 결과 보잉의 생산공정 89건에서 97차례의 위반 사항이 발견돼 33건이 불합격했다고 11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같은 날 칠레 항공사 라탐항공이 운영하던 보잉 787 여객기가 호주 시드니를 출발해 경유지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비행하던 중 기술 문제로 급강하하며 승객 50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함 있는 항공기를 안일한 항공사들이 운행하고 있는 꼴이다.

보잉의 공익신고자였던 존 바넷이 지난 9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여파도 이어지고 있다. 찰스턴 검시관이 11일 “자해 총상으로 인한 결과”라고 발표하자, 12일 바넷 측 변호인은 “믿을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2017년까지 보잉에서 근무했던 바넷은 2019년 ‘보잉이 의도적으로 저품질 부품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보잉과 공익신고 소송을 이어오고 있었다. 워싱턴타임스는 “바넷의 사망으로 보잉의 과거 품질 관리 의혹이 재조명받았다”고 설명했다. 보잉 주가는 올해 들어 27%가량 떨어졌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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