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상여금 덕 신용대출 상환 늘어
은행 주담대는 고공행진... 4.7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공 행진 속 신용대출 잔액이 줄면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 전체로는 11개월 만에 처음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로 돌아섰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 원 증가한 1,100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4월 반등 이후 한 달도 빠짐없이 우상향하는 추세다. 다만 1월(+3조3,000억 원)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가 1조 원 이상 줄었다. 명절 상여금으로 신용대출을 갚는 움직임이 늘면서 기타대출 감소 폭이 확대(1조5,000억 원→2조7,000억 원)됐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건 이번에도 주담대였다. 지난달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은행 주담대 잔액은 860조 원으로 한 달 사이 4조7,000억 원 늘었다. 2월 기준 2020년(+7조8,000억 원), 2021년(+6조5,000억 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크게 증가한 것인데, 1월(+4조9,000억 원)보다는 증가 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원지환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세자금 수요가 일부 늘었음에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고 2월 영업일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신생아 특례대출 도입이 주담대 규모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원 차장은 “스트레스 DSR 도입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일부 증가하긴 했으나 의미 있는 규모로 보기 어렵다”며 “신생아 특례대출도 신규보다 갈아타기 수요 비중이 훨씬 커 당장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향후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선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높지만, 당분간 낮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全)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8,000억 원 줄어 지난해 3월(-6조5,000억 원) 이후 처음으로 잔액 감소를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이 줄어들고,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감소 폭은 커진(2조5,000억 원→3조8,000억 원) 데 따른 결과다. 금융당국은 현재 가계대출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대환 수요 확대 등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과 금리 여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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