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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난입 있었는데, 시간당 6000원이라니…" '안전지킴이' 없는 학교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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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난입 있었는데, 시간당 6000원이라니…" '안전지킴이' 없는 학교 수두룩

입력
2024.03.14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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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역 학교 직접 가보니]
수업 중인데 지킴이 없어 누구나 학교 드나들어
"보수 낮은 탓 모집 어려워"… 학교 현장 하소연

11일 오후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을 학교 안전지킴이가 지키고 있다. 이종구 기자

11일 오후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을 학교 안전지킴이가 지키고 있다. 이종구 기자

지난 11일 오후 4시쯤 경기 북부지역의 한 고등학교 정문 앞. 활짝 열린 교문을 통해 운동복 차림의 50대 여성이 들어가 운동장을 거닐었다. 수업이 한창인 학교 안을 외부인이 버젓이 들락날락하는데 누구 하나 막지 않았다. 교문 옆 학교 안전지킴실은 비어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학교 안전지킴이 채용공고를 냈으나 지원자가 없다”며 “정문을 지키는 사람이 없으니 학부모와 주민들이 수시로 학교로 들어와 수업을 방해하는 일이 잦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1월 27일에는 수업 중인 경기 시흥의 초등학교 교실에 학부모가 난입해 한 학생을 폭행하려 하고, 말리는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기 자녀가 다른 학생과 다툼을 벌이자 이 문제를 따지기 위해 학교를 찾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정문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학생보호인력(학교 안전지킴이)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수개월이 지났으나, 일부 학교는 여전히 외부인 침입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근무 강도에 비해 보수가 적은 탓에 안전지킴이 모집이 쉽지 않아서다.

13일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안전지킴이는 근로자가 아닌 자원봉사자 신분이다. 등교 전부터 하교 후까지 1명이 보통 2시간 50분씩(오전 8시 30분~11시 20분, 오전 11시 20분~오후 2시 10분, 오후 2시 10분~5시) 근무하는데 1만8,000원의 실비(교통비+식비)만 지급한다. 시간당 6,000원꼴로,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2023년 최저임금(시간당 9,620원)에도 못 미친다. 지방자치단체의 노인 일자리사업 임금(9,000~1만 원)과 비교해도 낮다. 올해 도내 모든 공립유치원과 초·중· 고교(2,689개교)에서 모집에 나섰으나 신청자가 없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도 한 고등학교 학생보호인력 모집 공고 주요 내용. 그래픽=김대훈 기자

경기도 한 고등학교 학생보호인력 모집 공고 주요 내용. 그래픽=김대훈 기자

이렇다 보니, 지난해 경기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에서 활동한 학교 안전지킴이 5,365명 중 외부 인력은 55% 수준인 2,977명에 그쳤다. 나머지는 떠밀리듯 학부모나 군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된 경우다. 작년에 아예 안전지킴이를 배치하지 못한 학교도 47개교로 확인됐다. 올해는 학기 초라 아직 배치 현황이 집계되지 않았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생 안전과 직결된 업무의 무게에 비해 보수가 낮다보니 모집이 안 돼 결국 사회복무요원을 받아 운영 중”이라며 “안전지킴이가 없으면 불안해 교내 순찰 등은 교사의 몫이 된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안전지킴이로 일하는 70대 A씨는 “왔다 갔다 교통비도 안 나온다”며 “다들 오래하지는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학생안전과 직결된 일을 하는 만큼 안전지킴이 보수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안전지킴이는 학교에서 돌발사건이 발생했을 때, 초등조치가 가능한 중요한 자리”라며 “학부모나 고령의 어르신이 할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전문성을 가진 경비인력이 책임감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당국도 대안 마련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보수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다른 교육 관련 봉사직 실비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11일 오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정문 옆 학교. 수업 중인데도 안전지킴실이 텅 비어 있다. 이종구 기자

11일 오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정문 옆 학교. 수업 중인데도 안전지킴실이 텅 비어 있다. 이종구 기자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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