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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아웃" 독일서 규탄 집회… 이들이 화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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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아웃" 독일서 규탄 집회… 이들이 화난 이유는?

입력
2024.03.11 15:40
수정
2024.03.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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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독일 공장 확장'에 반대 여론
"계획 바꿀 때까지" 무기한 농성 예고

10일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그륀하이데에서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독일 생산공장 확장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그륀하이데=로이터 연합뉴스

10일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그륀하이데에서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독일 생산공장 확장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그륀하이데=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 테슬라, 테슬라, 아웃, 아웃, 아웃"

10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 인근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테슬라 생산 공장 명칭) 주변에서 테슬라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공장을 가동한 지 2년. 독일 시민들이 테슬라에 돌연 분노한 이유는 무엇일까.

"테슬라 공장 확장하면 숲 파괴·식수 오염"

독일 공영방송 ARD와 일간 베를리너차이퉁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독일 브란덴부르크주(州) 그륀하이데에 있는 공장을 확대하려 한다. 현재 부지 규모는 약 300만 ㎡인데, 여기에 약 170만 ㎡ 규모의 부지를 추가해 화물 창고, 유치원 등을 짓겠다는 게 테슬라의 구상이다.

문제는 신규 부지 중 100만 ㎡가 자연경관 및 수자원 보호 구역으로 묶여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주민과 환경 단체는 테슬라가 원안대로 공장 확장을 하면 숲이 파괴되고 식수가 오염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륀하이데시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주민 설문조사에서도 주민 약 65%(5,381명 중 3,499명)가 공장 확장에 반대했다. 그러나 주민 설문조사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테슬라는 "공장의 물류 최적화가 지역 사회에 큰 이익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환경운동가 약 80명은 '테슬라를 멈춰라'라는 구호로 모여 지난달 29일부터 테슬라 공장 인근 숲 속에 5~10m 높이로 목조 컨테이너와 텐트를 설치하고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위대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크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5일 새벽 테슬라 공장이 사보타주(파괴공작)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가동을 중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테슬라 공장 확장 문제가 뒤늦게 주목을 받게 됐고 반대하는 시민도 늘어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계획 취소 때까지 집회"... 갈등 더 커질 듯

10일 열린 테슬라 규탄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000명이 참석했다. 그간 테슬라 공장 확장에 반대하며 열린 집회 중 최대 규모다. 시위에 참석한 안젤라(64)는 "(테슬라 공장 확장은) 우리가 마시는 물과 관련한 것이자 자연에 대한 재앙"이라고 말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테슬라 아웃" "그륀하이데의 물을 보호하겠다" 등 구호를 외치며 그륀하이데 시청을 향해 행진했다. 인근에서는 테슬라의 공장 확장에 찬동하는 주민 200여 명이 모여 '맞불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논란은 앞으로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환경운동가들은 테슬라가 공장 확장 계획을 취소∙변경할 때까지 규탄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테슬라를 멈춰라' 시위대가 세운 텐트 등을 15일까지만 허용한다는 계획이어서 철거 과정에서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독일 검찰은 지난 5일 발생한 사보타주의 배후라고 자처한 좌익 극단주의 단체 '불칸그루페'에 대한 수사도 강도 높게 진행 중이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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