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우파 연합 29.5%, 집권 사회당 28.7%
우파 승리 동력은 '집권당 부패·경제 악화'
극우 정당 18% 약진… 반이민 갈등 예고
11일(현지시간) 윤곽이 드러난 포르투갈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을 필두로 한 중도우파 동맹 민주연합(AD)이 간발의 차로 승리했다. 2015년부터 집권해 온 중도좌파 성향 사회당은 2위로 주저앉았다. 특히 극우 정당 '셰가'는 18%를 득표하며 의석 수를 급격히 늘렸다. 유럽에 불어온 극우 바람이 친(親)이민 성향이 강한 포르투갈에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AP통신은 이날 포르투갈 총선 개표가 98.98% 이뤄진 결과 AD가 득표율 29.5%로 79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중도좌파 성향 사회당은 28.7%를 얻어 77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극우 정당 셰가는 48석을 확보하며 원내 3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직 해외 유권자 표가 남아 4석의 향방은 미정이지만, 분석 결과 AD의 승리가 확실시된다며 AD와 사회당 대표는 각각 총선 승리·패배를 선언했다.
4년마다 총선을 치르는 포르투갈은 2026년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1월 사회당의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가 부패 의혹으로 사임하면서 조기 총선을 치렀다. 타격을 입은 사회당은 원내 2당으로 밀렸을 뿐 아니라 30%도 득표하지 못했다. 과반 의석을 얻은 2022년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미국 CNN방송은 "(사회당의) 부패 스캔들은 대중의 환멸을 불러일으켰고, 경제적 우려도 한몫했다"며 "포르투갈은 임대료 급증·저렴한 주택 부족 등 주택 위기로 고통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극우 정당 셰가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전 TV 축구 해설가였던 안드레 벤투라가 2019년 창당한 셰가는 그해 총선에서 1.3%, 2022년 7.2%를 얻었는데, 이번엔 득표율 18%로 최소 48석을 확보했다. 영국 가디언은 셰가가 사회당 부패 의혹을 겨냥해 '포르투갈은 청소가 필요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주택 위기와 저임금 등에 대한 불만을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셰가는 이민자 집단 악마화는 물론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 성평등 거부 등 강경한 주장으로 논란을 빚어 왔다. 특히 포용적인 이민 정책을 펴온 포르투갈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하면서 최근 유럽 전반의 반(反)이민 우경화 흐름에 힘이 더 실리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포르투갈에 거주하는 외국 출생자는 100만 명으로, 포르투갈 전체 인구(1,022만 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몬테네그로 사민당 대표는 "(셰가의 주장이) 외국인 혐오·인종 차별·포퓰리즘이며 지나치게 선동적"이라며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고, 이날도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230석 중 약 79석만 얻은 AD가 연정 구성의 키를 쥐게 된 셰가를 외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디언은 "몬테네그로는 이제 소속 정당으로부터 셰가와 합의를 이루라는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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