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체투자, 만기 5년 연장
이지스도 대출 상환 또 미뤄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던 국내 펀드들이 줄줄이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당장 손실을 확정하기보다 때를 기다려 손실을 복구하거나 최소화하자는 계산인데, 업황 회복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수익자총회를 열어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 펀드 만기를 이달 30일에서 2029년 3월 30일로 5년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해당 펀드는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인근 '투 인디펜던스 스퀘어'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임대수익으로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추후 매각 이익을 추구하도록 설계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글로벌 본사가 2028년까지 장기 임차한 곳으로 2017년 펀드 설정 당시에는 우량 자산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재택근무 및 고금리 지속 등 불안정성이 지속되며 부동산 투자시장 위축으로 현시점에서 매각 추진이 어렵다'(1월 15일 운용보고서)는 판단하에 결국 만기 연장을 택했다. 1월 실시한 자산재평가 결과 빌딩 가격은 최초 취득가액(1억6,243만 달러) 대비 43.11% 줄어든 9,240만 달러로 책정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글로벌229호' 펀드의 대출 유보계약 만기를 지난달 28일에서 5월 31일로 3개월 연장하기로 독일 대주단과 협의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 만기 연장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업무구역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트리아논'에 투자한 펀드인데, 이지스는 건물 매입 당시 현지 대주단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가산가치 하락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나오자 대출 유보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앞서 펀드 만기도 지난해 10월에서 2025년 10월로 2년 연장했다.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한 공실률 증가 등 문화가 변화하며 생긴 현상이라 개선 여부는 불확실하다. 향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자산가치를 얼마나 부양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지난달 28일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공실률은 32.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런던, 독일 등 유럽 상업용 부동산시장 위축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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