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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실 부동산 회사는 파산돼야"... 시진핑의 '부동산 철학'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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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실 부동산 회사는 파산돼야"... 시진핑의 '부동산 철학' 여전

입력
2024.03.10 16: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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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 주거용이지 투기 대상 아니다"
대대적 부동산 부양 아닌 '안정'에 무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차를 마시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차를 마시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경영이 부실한 부동산 회사는 파산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놨다.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경기 하강 국면이 계속되고 있지만, 투기성 부동산 개발 규제 기조는 이어갈 것이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중이 재차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시장 발전, 중장기적 관점서 봐야"

1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일본 닛케이아시아 등에 따르면, 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은 전날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각한 채무로 경영이 어려워진 부동산 기업은 파산인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시장 발전은 단기적 시각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주택은 주거를 위한 것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집은 투기 대상이 아니라 거주하는 곳"이라는 표현은 '시진핑 1기' 체제였던 2016년 처음 등장했다. 이후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를 상징하는 구호가 됐다. 실제 시 주석은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경제 전반이 침체됐음에도 수년간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부동산 시장 규제책을 풀지 않았다. 이로 인해 헝다(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대형 부동산 기업이 줄줄이 청산 위기에 처하며 '중국 부동산 붕괴론'까지 불거졌으나, '부동산 개발=투기'라는 시 주석의 근본적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며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중심의 경기 부양과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외곽에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는 주택 단지의 모습. 선양=AFP 연합뉴스

중국의 대형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며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중심의 경기 부양과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외곽에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는 주택 단지의 모습. 선양=AFP 연합뉴스

앞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서민용 저가 주택 등의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수요 측면에서도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새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는 건설 업계를 위한 지원 정책은 내놓지 않았다. 급격한 부동산 부양보다는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둔 것이다.

소비자물가 6개월 만에 반등... '춘제 특수'

이런 가운데, 중국 소비자물가는 6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0.7% 상승했다. 중국 CPI는 지난해 8월을 제외하고는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를 키워 왔다.

다만 이번 CPI 상승은 내수 회복의 신호라기보다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중국의 설) 기간 중 소비가 급증한 덕으로 분석된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중국 내수는 여전히 약하고 신규 주택 판매도 안정적이지 않다"며 "디플레이션 흐름이 끝났다고 결론짓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춘제 특수'에 따른 반짝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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