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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뚱뚱해지는 20~40대… 고도 비만, 10년 새 3배 이상 증가

입력
2024.03.10 10: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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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20세 이상 10명 중 4명꼴로 비만

20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8.4%(2021년 기준)로 10년 전(30.2%)보다 8.2%포인트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20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8.4%(2021년 기준)로 10년 전(30.2%)보다 8.2%포인트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비만은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비정상적이거나 과도한 지방 축적 상태’로 정의한다(세계보건기구·WHO). 식습관 변화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 세계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2035년에 40억 명이 해당될 것으로 전망) 우리나라도 최근 크게 증가했다.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 ‘2023 비만 팩트 시트(2023 Obesity Fact Sheet)’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8.4%(2021년 기준)로 10년 전(30.2%)보다 8.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남성의 경우 49.2%로 2명 중 1명이 비만이다. 반면 여성의 유병률은 27.8%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41.6%로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았지만, 증가 속도는 20대가 가팔랐다. 20대는 2012년 20.9%에서 껑충 뛰어 2021년에 30.4%를 기록했다.

◇고도 비만, 10년 새 2.9배 증가

복부 비만 유병률도 꾸준히 증가했다. 전체적으로는 10년 전(19.2%)에서 24.5%로 완만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21.4%에서 31.0%로 빠르게 늘어났다.

비만 ‘강도’도 달라졌다. 우리나라 성인 비만 기준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다. 비만은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기준으로 25 이상일 때다(질병관리청). 1단계 비만(25.0~29.9), 2단계 비만(30.0~34.9), 3단계 비만(35.0 이상·고도 비만)으로 나뉜다.

최근 10년간 모든 단계에서 비만 유병률은 증가했지만 특히 3단계 비만 유병률이 0.38%에서 1.09%로 10년 새 2.9배로 제일 크게 늘었다. 3단계 비만(고도 비만) 유병률은 남성에게서 3.5배, 여성은 2.3배 증가했다.

이 같은 심각한 고도 비만은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졌다. ‘2023년 비만 팩트 시트’에 따르면 2~3단계 비만 유병률은 30대에서 8.5%, 2.17%로 가장 높았다.

소아청소년도 마찬가지였다.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9.7%에서 19.3%로 2배 증가했는데, 특히 남자 어린이의 경우 2.5배(10.4% → 25.9%) 급증했다.

비만과 마찬가지로 전체 성인의 ‘복부 비만’도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복부 비만은 남성은 허리둘레 90㎝ 이상, 여성은 85㎝ 이상일 때 해당된다. 2021년 전체 성인의 복부 비만 유병률은 24.5%였다. 남성의 복부 비만 유병률이 지난 10년간 1.5배 늘어나 31.0%였고, 여성은 18.2%에 그쳤다.

비만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외형의 문제가 아니다. 각종 질병 원인, 심지어 정신적인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최근 10년간 식생활과 생활 습관 변화 등으로 인해 비만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특히 20~40대 젊은 성인의 3단계 비만 유병률도 3배 증가해 고혈당·지질 이상 등 관련 대사 지표 이상도 늘고 있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따라서 “‘비만 진단 기준’ 미만인 BMI 20~24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지방간, 관상동맥 질환(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유방암 등이 모두 비만과 관련된 질환이다.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 1.5∼2배, 고혈압 2.5~4배, 당뇨병 5~13배가량 발병 위험이 높다.

국내 비만 기준이 느슨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아시아인은 BMI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23 이상이면 ‘과체중’으로 분류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국가건강검진에서는 BMI 25~30을 과체중으로, 기준을 느슨하게 마련해 제때 비만 환자를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국내 비만 유병률이 최근 11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비만을 질환으로 규정하는 등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채소·과일 섭취 늘리고 가당 음료·야식 줄여야

비만 증가는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 구혜연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단은 첨가당·단순당 대신 복합당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적당량의 단백질과 풍부한 섬유질 섭취, 포화지방을 줄이는 식단이 권장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채소·과일 섭취율은 권장량에 미치지 못하고, 배달 서비스 활성화로 늘어난 야식 섭취, 음주, 고열량의 짜고 기름진 안주 섭취 증가, 음료 소비 증가 등으로 비만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탄산음료·과일음료 등 당이 함유된 가당 음료는 포만감이 적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마시는 게 문제다.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일 주스에도 당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건강에 해롭다고 인식하지 못해 자주 마시게 된다”고 했다. 조 교수는 “가당 음료 섭취를 줄이고 물로 대체하는 것이 가장 좋고, 정말 음료가 마시고 싶다면 일반 탄산수를 마시는 것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비만 환자에게 음료를 우선 끊도록 하면 다른 식이요법을 하지 않아도 몸무게가 2~3㎏ 정도 빠질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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