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상수지 30.5억 달러 흑자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 52.8% ↑
여행수지 적자 폭은 1년 새 최대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는 21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 상품수지 흑자가 이를 상쇄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0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벌어들인 돈이 나간 돈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5월부터 아홉 달 연속 플러스(+)인데, 흑자 규모는 전월(74억1,000만 달러)보다 적었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지켜낸 건 상품수지(수출-수입)였다. 1월 상품수지는 42억4,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통상 1월엔 연간 수출 실적이 마감되는 12월보다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크게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계절적 요인으로 전월(80억4,000만 달러) 대비 흑자 폭은 줄었지만, 지난해 1월 73억5,000만 달러 적자에서 1년 새 흑자 전환했다.
특히 수출이 55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7% 늘어 2022년 5월(21.6%) 이후 처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52.8% 껑충 뛰었고, 승용차(24.8%), 기계류·정밀기기(16.9%) 등도 증가했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세가 본격화하고,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는 등 전반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509억8,000만 달러)은 에너지 가격 안정과 내수 부진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26억6,000만 달러 적자로 2022년 5월부터 이어진 만성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째 적자 폭도 키우고 있다. 1월엔 겨울방학철 해외 여행객 증가로 출국자 수가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14억7,000만 달러)가 전월(13억4,000만 달러)보다 늘어난 게 주효했다. 지난해 1월(-14억8,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송 부장은 “외국인의 국내 여행 입국자 수보다 출국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여행수지 적자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달 제시한 연간 경상수지 520억 달러 흑자 전망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부장은 “2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1월에 비해 40억 달러 가까이 확대됐다”며 “상반기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지속되고, 하반기 흑자 폭이 확대되는 흐름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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