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심 2억3000만 명 할례 고통
"다른 신념·가치 존재 알면 발전 빠르다"
당사자 경험 알리는 것도 "변화의 핵심"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아프리카의 성차별적 악습으로 꼽히는 여성 할례(여성 성기 절제·FGM)에 관한 분석이 나왔다. 국가들의 감소세를 살펴본 결과 다양성이 높은 국가가 악습인 할례 타파에 더 적극적이었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 인식에 주요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국가에 따라 여성 할례 관습을 철폐하는 속도가 다르다"고 전했다.
이날 유니세프에 따르면 현재 살아 있는 여성 중 2억3,000만 명 이상이 할례를 겪었다. 2016년 추산된 2억 명에 비해 15%나 늘어난 숫자다. 유니세프는 "할례가 전 세계적으로 더 흔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할례를 시행하는 국가의 인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례는 △아프리카(1억4,400만 건) △아시아(8,000만 건) △중동(600만 건)에서 주로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할례 종식 운동을 이끌고 있는 난칼리 막수드 유니세프 수석고문은 "어떤 국가에서는 효과적이었던 (할례 퇴출) 전략이 다른 국가에서는 효과가 없었다"고 NYT에 말했다. 예컨대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15~19세 여성들의 할례 비율이 30년 전 23%였지만, 현재는 9%까지 줄었다. 반면 소말리아는 30년 전 100%, 현재 99%의 여성이 할례를 받는 등 진전이 사실상 없다.
이런 차이에 대해 클라우디아 카파 유니세프 수석고문은 "할례가 (국가 전체에서) 보편적인 게 아니라 일부 종교 또는 소수 민족에서 전통인 케냐와 같은 국가는 규범을 바꾸는 것이 더 쉽다"며 "다양성이 있는 국가에서는 서로 다른 공동체를 만날 수 있고, 자신의 신념·가치에 대한 대안이 문화적으로 수용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에 발전이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말리아는 극도로 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케냐 내부 소말리아인 공동체의 경우 할례에 대한 인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고 유니세프는 분석했다.
악습을 겪은 당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도 사회적 인식에 큰 도움이 됐다. 케냐 활동가 사디아 후세인은 사람들이 할례 경험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이 할례를 줄인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성들이 '여성들은 우리에게 할례가 나쁘다고 말한 적이 없다, 심지어 아내들도'라고 말한다"며 "(할례) 생존자들이 자신의 고통을 공유하는 용기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도 교육 캠페인을 통해 할례의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알린 것이 큰 효과를 봤다. 시에라리온의 15~19세 사이 소녀 중 할례를 받은 비율은 지난 30년간 95%에서 61%로 감소했으며, 현재 할례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오히려 더 많다고 NYT는 설명했다.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여성 할례는 소녀들의 신체에 해를 끼치고 생명을 위협한다"며 "우리는 이런 해로운 관행을 종식시키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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