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항소법원 판결 여파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 24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포드고리차=AP 뉴시스
몬테네그로 법원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를 한국으로 송환하라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이날 권씨의 범죄인 인도 관련,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AP는 "지난해 3월 권씨가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진행된 법적 절차의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5일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라는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권씨 측 항소에 따른 조치다. 항소법원은 한국 측 범죄인 인도 요청 시점이 미국의 요청 시점보다 앞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해 3월 24일 이메일로, 미국은 같은달 27일 공문으로 인도 요청서를 보냈는데, 항소법원은 이메일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고등법원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이날 고등법원 결정으로 권씨가 한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몬테네그로 검찰이 고등법원 결정에 재차 항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항소법원이 권씨 측의 손을 들어 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 송환 시점과 관련해, AP는 "최종 판결이 언제 내려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한국 송환이 결정되면 권씨의 형량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암호화폐인 테라·루나의 폭락 위험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해당 화폐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들은 50조 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지난해 3월 뉴욕 연방 검찰은 한 달 뒤 증권 사기, 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 정도인 한국과 달리, 미국의 경우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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