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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비수기에도 이례적으로 잘나간 해운업...그 이유는 썩 반갑지 않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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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비수기에도 이례적으로 잘나간 해운업...그 이유는 썩 반갑지 않다는데

입력
2024.03.17 09:00
수정
2024.03.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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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FI 2000 아래 떨어졌지만 전년 대비 두 배
후티 반군 공격에 수에즈 운하 불안정성 커져
파나마 운하 통항 감소, 기후변화 영향 지속
"코로나19 이후 선복 공급과잉, 결국 조정기 올 것"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HMM 제공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HMM 제공


흔히 물동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해운업계에서 실적 관련해 크게 기대를 하지 않던 1분기이지만 올해만큼은 예외다. ①홍해~이집트 수에즈 항로 위기 고조 ②파나마 운하를 오가는 선박 수 감소까지 겹친 영향으로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유럽과 미국 서해안을 오가는 화물노선 운임을 나타내는 글로벌 물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일 기준 1,979.12로 전주 대비 130.79포인트 하락했다. SCFI가 2,0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7주 만으로 3주 연속 하락세다.

업계는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는 중국 춘절이 끝난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해상 운임은 여전히 높다. 지난해 3월 3일 SCFI는 931.08로 지금의 절반 정도였다. 이 같은 상황은 예멘 후티 반군에 의해 물길이 막힌 이집트~수에즈 해상 운임 상승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예멘 후티 반군은 6일(현지시간)에도 아덴만을 지나던 상업용 선박을 공격해 배에 타고 있던 선원 일부가 사망했다.



파나마 운하를 오가는 선박 감소도 해상 운임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지에 있는 파나마 운하는 갑문을 닫고 근처 산 정상에서 가져온 물을 가둬 수위를 높여야 대형 선박 통항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해 20년 만의 가뭄으로 하루 선박 통항이 기존 40~50척에서 20척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기후위기가 물동량 운반에 악영향을 주면서 해운업계에는 뜻밖의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HMM,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 전망"

한 화물선이 1월 20일(현지시간) 파나마 운하를 지나가는 광경을 관광객들이 지켜보고 있다. 아구아클라라=로이터 연합뉴스

한 화물선이 1월 20일(현지시간) 파나마 운하를 지나가는 광경을 관광객들이 지켜보고 있다. 아구아클라라=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국적 선사 HMM(옛 현대상선)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투자업계 조사 기관 세 곳 이상이 예상한 HMM의 올 1분기(1~3월) 실적은 매출 2조5,163억 원, 영업이익 6,002억 원 수준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9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전망치는 통상 크리스마스를 앞둔 2, 3분기에 비해 실적이 저조한 해운업계 비수기인 1분기 실적으로는 파격적인 것이다.

최건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정책연구실장은 "지난해 12월 이후 홍해~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둘러싼 위기가 심각해지고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 운하 통항척수 감소로 해상 운임이 많이 올랐다"며 "특히 파나마 운하의 통항척수 감소는 기후변화 문제로 짧은 시간에 해결이 어려워 최소 크리스마스 이전 상선 운항이 많은 2, 3분기까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4분기 이후 상황은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선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 대한 예측으로 2020년 하반기 이후 선복(선박 내 화물을 실을 공간)량 공급 과잉이 이뤄져 해상 운임이 급등했지만 머지않아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실장은 "선사들이 해운 수요 하락세가 나타나자 해상 운임을 유지하려고 선복 공급을 20~30% 줄였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현재 운임과 비교해서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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