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1인당 피해액 전년比 1.5배↑
스미싱 문자 범죄시도 18배나 늘어
게티이미지뱅크
A씨는 지난해 8월 서민금융 대출광고를 보고 본인의 연락처를 남겼다. 다음 날 연락해온 '서민금융진흥원 김OO 대리'는 기존 카드 대출금 3,000만 원을 상환하면 1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며 카드사 직원이 찾아갈 거라고 알려왔다. 국가기관의 연락을 철썩같이 믿은 A씨는 다음 날 찾아온 카드사 직원에게 3,000만 원을 넘겼다. 이후 시중은행 서민금융 대출 담당 직원이라는 사람이 A씨에게 연락해 "기존 대출금이 상환됐으므로 1,000만 원을 입금하면 서민금융 대출 실행이 가능하다"고 말했고, A씨는 직원이 알려준 계좌로 송금을 마쳤다. 하지만 서민금융원 직원도, 카드사 직원도, 심지어 은행 직원도 모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일당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역대 최고치인 1,965억 원이라고 7일 밝혔다. 전년(1,451억 원) 대비 35.4% 증가했다. 피해자 수는 1만1,503명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줄었으나, 고액 피해가 많아지면서 피해자 1인당 피해액수는 전년(1,130만 원)보다 51.3%나 늘어난 1,710만 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1억 원 이상 피해자만 231명으로 전년 대비 70%가량 늘었고, 1,000만 원 이상 피해자도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며 "특히 초고액 피해의 경우 정부·기관사칭형 사기 수법에 당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피해액 기준으로 50대(29%)와 60대 이상(36.4%) 규모가 가장 컸지만, 20대 이하(12%)와 30대(9.7%)가 전년 대비 각각 2.5배, 3.5배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사회초년생인 20대 이하 피해자 대부분은 정부·기관사칭형 사기수법에 당했고, 주택·생활자금 수요가 많은 30·40대는 대출빙자형에 속는 경우가 많았다. 50·60대 이상은 절반 이상이 가족과 지인을 사칭하는 메신저피싱 수법에 당했다.
특히 지난해엔 정부기관 사칭형 사기피해가 모든 연령대에 걸쳐 증가했다. 정부가 서민 지원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이를 악용한 피싱이 우후죽순 늘어난 셈이다. 과태료나 범칙금을 납부하라거나 택배·배송 조회, 모바일 경조사 알림 등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메시지 이용 범행시도도 전년 대비 1,874%나 폭증했다.
금감원은 올해 8월 시행되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금융사의 24시간 대응체계가 의무화되는 만큼 피해의심거래를 탐지 즉시 지급정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업무매뉴얼 마련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비대면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은행의 사고예방 노력을 고려하고 은행이 일정 부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해 자율배상을 실시하도록 하며, 정부기관·금융사 사칭을 막기 위해 '확인된 발신번호'라는 안심 마크 표기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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