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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과 조국' 앞에 몰염치... 공당의 책임성은 어디에

입력
2024.03.07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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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왼쪽)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눈시울 붉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눈시울 붉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여야의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국민의힘에선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고, 더불어민주당에선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된 '조국 비리'다. 공당이 법적, 도덕적 문제와 결부된 사건 당사자와 단절하지 못함으로써 매번 시빗거리를 제공하는 건 우려를 살 만하다. 이번 총선 역시 거대 양당은 이른바 '탄핵의 강'과 '조국의 강'을 단호히 건너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탄핵심판 변호인단이었던 유영하 변호사를 대구 달서갑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경선을 거쳤지만 탄핵심판 변호인단 중 한 사람인 도태우(대구 중남) 변호사에 이어 박 전 대통령 최측근 그룹의 두 번째 후보인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아니면 알아서 살핀 것인지 유 변호사 단수 공천은 뒷말이 많다. 국민의힘이 내세웠던 시스템 공천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원내대표 등 일부 예외 지역을 제외하곤 TK에선 대부분 경선을 거쳤다는 점에서 부자연스럽다. 정영환 공관위원장도 “신청 예비후보 중 유 변호사 점수가 가장 높았다”면서도 “약간의 정무적 판단도 들어가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의 영향력을 감안한 최측근 배려를 자인한 셈이다. 국정농단이 우리 정치에 끼친 해악을 외면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같은 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만나 총선 연대 모양새를 취한 건 볼썽사납다.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이미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조국 대표가 당을 창당하고 의원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마당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려 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그중 한 곳이 조국혁신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천 잡음으로 총선 승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도 아무하고나 손을 잡는 태도나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 반국가세력에 문을 열어줬다고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터다.

총선에선 공당들이 책임성은 다 벗어젖히고 몰염치해도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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