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련에 저작물 무단 사용" 소송 건 NYT에
MS "신기술 중단 시도... 법원이 기각해 달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생성 인공지능(AI) 훈련에 본보 기사를 마음대로 긁어다 썼다"며 낸 저작권 침해 소송이 '종말론'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NYT는 AI 기술이 저널리즘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함으로써 종말론을 조장하고 있다"며 소송 기각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12월 NYT가 오픈AI와 MS를 상대로 제기한 것으로, 유력 언론사와 AI 개발사 간 첫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두 회사가 NYT 기자들의 저작물을 허가나 보상 없이 가져가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사용한 만큼 "수십억 달러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는 요구였다. NYT는 "이렇게 개발된 AI 챗봇이 독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 제공자로 인식됨에 따라 본래 그 역할을 해 온 언론사의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MS "NYT, VCR 출현 막으려던 영화사들 같다"
MS도 정면 대응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등에 따르면 MS는 이날 뉴욕 남부연장지법에 낸 의견서를 통해 "NYT가 두려워하는 일은 단순한 추측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NYT의 소송 제기를 과거 비디오레코더(VCR) 제작사와 법정 공방을 벌였던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에 빗대 "획기적인 신기술을 중단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MS가 예시로 든 것은 소니와 유니버설스튜디오 간 분쟁이다. 1970년대 후반 소니가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VCR을 시장에 내놓자 유니버설은 '저작권 침해 소지가 크다'며 소송을 냈다. 소니의 VCR이 영화 등을 불법 복제하는 데 쓰일 것이라는 주장이었는데, 법원은 소니의 손을 들어줬다. 저작물의 개인적 사용은 '공정 이용'(저작권자 동의 없이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MS는 의견서에서 "VCR은 할리우드를 파괴하는 대신,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번영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LLM은 AI의 획기적 발전이며, 사람들이 생활하고 일하는 방식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LM 개발은 자사 이익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저작물을 훈련 용도로 썼다 한들 '공정 이용'이라는 주장이다.
"비교를 이상하게 하시네" NYT, 즉각 반박
NYT는 즉각 반박했다. 신문은 "(MS가) NYT의 기사 수백만 건을 허락 없이 복사해 갔단 사실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대신에 LLM을 VCR과 이상하게 비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VCR 제조사들은 이를 만들기 위해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한 적이 없는데, 성격이 다른 사례를 억지로 끼워 맞췄다는 얘기다.
앞서 오픈AI도 지난달 26일 "NYT가 누군가에게 돈을 지불하고 챗GPT 등을 해킹해 저작권 침해 사례 100건을 만들었다"며 소송을 기각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더해 MS까지 NYT를 상대로 본격적인 공세를 펴고 있어 '언론 대 AI 기업' 저작권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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