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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시경검사에서 '십이지장염' 진단이 나왔는데… 어떤 질환?

입력
2024.03.05 17:46
수정
2024.03.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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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약물 치료와 식습관 개선 필요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직장인 A씨는 최근 받은 건강검진에서 위 내시경검사 결과, ‘십이지장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내시경검사를 받을 때 식도나 위를 확인하는 걸로 알고 있었으나 십이지장이라는 생소한 단어와 염증이 생겼다는 말에 큰 병은 아닌지 불안감에 휩싸였다.

A씨처럼 위 내시경검사라고 하면 흔히 식도나 위를 확인하는 검사로 여긴다. 하지만 위 내시경검사의 경우 정확한 표현으로는 ‘상부 위장관 내시경검사’라고 할 있다.

상부 위장관은 식도에서 위·십이지장까지를 뜻하며 내시경을 넣어 모니터를 통해 상부 위장관 내부 상태를 직접 관찰하며 진단하는 것이 위 내시경검사다.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이도록 인체 내에 조영제를 투입해 시행하는 방사선 검사는 간접적으로 병변을 확인할 수 있는 반면 내시경검사는 병변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병변 확인하고 조직 검사를 즉시 시행할 수 있어 진단·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십이지장은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C자 형태 소화기관으로 췌장과 담낭에서 분비한 효소를 통해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길이가 손가락 12개를 옆으로 붙인 정도라 하여 십이지장이라는 명칭을 붙었다 하나 실제 십이지장 길이는 더 길다.

위는 대표적인 소화기관으로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저장하고 위샘에서 분비된 위액 작용으로 일부를 소화하고 나머지를 소장으로 내려 보낸다. 소화를 돕는 위액에는 단백질 소화와 살균에 관여하는 산성 물질인 위산이 포함돼 있다.

스트레스·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위산이 과다 분비되면 위장관을 자극하고 속 쓰림 등 다양한 소화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된 상태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나 진통소염제·흡연·음주·잘못된 식습관 등의 원인으로 십이지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십이지장염이라고 한다.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생기지 않지만 일부 환자에게서 복부 팽만감·속 쓰림·구역·신트림·소화불량·상복부 통증 등 소화기 질환 증상이 나타난다.

십이지장염은 위 내시경검사로 이상 여부를 관찰하고 진단한다. 필요하다면 헬리코박터균 조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증상에 따라 위산 분비 억제제·제산제 등 약물요법을 시행하며 식습관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약물 치료와 함께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김주훈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과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십이지장염의 경우 관리를 잘 하면 4∼6주 정도면 염증을 치유할 수 있으므로 의사 지시에 따라 약물이나 식생활 개선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방치하다간 궤양으로 이어지거나 출혈·천공(穿孔)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지나치게 뜨겁거나 찬 음식, 신맛이 강한 음식, 딱딱한 음식, 강한 향신료 등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면 위산 분비 및 위 운동을 촉진하므로 삼가야 한다.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되 십이지장염이 심하면 하루 5∼6회 소량씩 나눠 섭취해 위의 부담을 줄이도록 한다.

위액 분비를 자극하는 커피·술·담배는 피하며 양질의 비타민·단백질·미네랄 등을 섭취하는 것이 위 점막 기능 회복에 도움 줄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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