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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 명령 받았으면, 열린 장소 들어가도 건조물 침입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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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 명령 받았으면, 열린 장소 들어가도 건조물 침입 유죄"

입력
2024.03.05 14:51
수정
2024.03.05 17: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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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출입 가능한 사무실 들어간 혐의
대법, 원심 무죄 깨고 유죄 취지로 환송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피해자를 만나기 위해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건물에 들어갔다면 건조물 침입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A씨에 대한 원심 판결 중 건조물침입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파기하고, 지난달 8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0년 전 사위의 동생인 B씨에 대한 접근이나 면담 요구를 금지하는 법원의 간접강제결정을 받고도, 2021년 B씨가 근무하는 사무실에 방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에게 자신의 딸과 관련한 상의를 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첫 방문 때 직원 안내에 따라 상담실에서 대기하다가 B씨 거부로 만나지 못했다. 수개월 후 다시 사무실을 찾았을 때는 B씨를 폭행하기도 했다. 검찰은 건조물침입 및 상해 혐의를 적용해 A씨를 기소했다.

재판의 쟁점은 B씨의 사무실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는 점. A씨가 별다른 제지 없이 사무실에 들어갔는데도 건조물침입죄가 성립되는지 여부였다. 1심은 혐의를 모두 인정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건조물침입죄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사무실이 관리자 승낙 아래 자유롭게 드나드는 건물이었고, 당시 A씨가 직원의 안내에 따라 상담실에 들어가서 피해자를 기다렸다는 점을 고려했다.

그러나 이번에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A씨가 접근금지 결정에 반해 B씨의 사무실에 출입한 것은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출입 금지나 제한을 무시하고 출입한 경우로 본 것이다. 대법원은 "출입 당시 드러난 행위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사실상 (B씨의) 평온상태가 침해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한다"고 결론 냈다. 이어 "원심 판결 중 건조물 침입 부분은 파기해야 한다"면서 파기환송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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