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합병증으로 보기 어려워"
재판 판결 법원. 게티이미지뱅크
대장 내시경을 받다 천공이 생겨 사망한 70대 환자 유가족에게 병원이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민사12단독 오규희 부장판사는 A씨 유가족이 B내과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내과의원 측이 유가족에게 배상금 1,27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씨는 배변 습관 변화로 2021년 9월 경남에 있는 B내과의원에서 대장 내시경을 받다가 대장 천공이 발생했다. 즉시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복강경 수술을 받은 뒤 퇴원했다. 그러나 닷새 후부터 장폐색을 동반한 탈장 등이 반복되고, 흡인성 폐렴 등으로 악화해 그해 10월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 적시된 사인도 대장 천공에 의한 복막염과 탈장 등으로 유발된 장폐색과 폐렴이었다. 이에 A씨 유가족은 “B내과의원 측이 8,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병을 진단하기 위한 내시경 시술 과정에서 대장 천공이 발생할 확률이 0.03~0.8%로 매우 낮고, A씨를 다른 병원으로 옮길 당시 전원 사유에 ‘내시경 중 대장 천공 발생’이라고 명확히 기재된 점 등을 참작해 병원의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고령인 A씨의 경우 수술 후 패혈증 발생 빈도와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패혈증 발병까지 대장 천공 외에 다른 요인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B내과의원 측 책임을 70%로 제한해 배상액을 정했다. 오 부장판사는 “대장 천공이 진단 내시경의 일반적인 합병증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의사가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