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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에 AI로 부활한 독립운동가, 증손자와 "독립 선언"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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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에 AI로 부활한 독립운동가, 증손자와 "독립 선언" 외쳤다

입력
2024.03.01 16:21
수정
2024.03.01 16: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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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3월 1일 33세 청년 정재용 AI로 복원
증손자 정연규씨와 나란히 독립선언문 낭독
'3·1 운동의 성지' 탑골공원 원형 복원도 추진

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105년 전 조국 독립을 염원한 33세 청년 독립운동가 정재용(스크린 왼쪽) 선생의 모습이 구현돼 단상에 선 증손자 정연규(스크린 오른쪽)씨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105년 전 조국 독립을 염원한 33세 청년 독립운동가 정재용(스크린 왼쪽) 선생의 모습이 구현돼 단상에 선 증손자 정연규(스크린 오른쪽)씨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5,000년 역사의 권위에 의지하여 독립을 선언하는 것이며, 2,000만 민중의 충성을 한데 모아 독립국임을 널리 밝히는 것이다!”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팔각정. 1919년 3월 1일 그날처럼, 독립운동가 정재용(1886~1976) 선생이 등장했다.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정 선생은 105년 전 팔각정에서 기미독립선언서를 직접 낭독했던 서른셋의 혈기 넘치는 청년이었다. 그가 독립선언문을 꺼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조국 독립을 선언하자, 지금 딱 서른세 살인 정 선생의 증손자인 정연규씨도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고,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국민이라는 것을 선언하노라”라고 외쳤다. 두 사람이 여섯 문단으로 압축된 독립선언문을 세 문단씩 나눠 5분가량 낭독하자, 불교와 개신교 등 7대 종단 대표와 광복회장, 시민들도 “만세”를 부르며 감격을 되새겼다.

매년 3·1절마다 기념행사가 열리는 탑골공원에서 올해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정재용 선생의 청년 시절 모습과 목소리를 구현해 증손자 정연규씨와 나란히 독립을 외친 것이다. 행사를 준비한 서희숙 종로구 문화유산과장은 “정재용 선생의 손자와 후손들이, 정 선생의 생전 육성이 담긴 카세트테이프와 활동 사진을 잘 보관하고 계셨다”며 “그것을 받아 복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로 복원된 독립운동가 정재용(스크린 왼쪽) 선생과 그의 증손자 정연규(스크린 오른쪽)씨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모습. 연합뉴스

AI로 복원된 독립운동가 정재용(스크린 왼쪽) 선생과 그의 증손자 정연규(스크린 오른쪽)씨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모습. 연합뉴스

독립 선언 낭독으로 3·1만세운동 물결이 전국으로 퍼지게 한 정재용 선생은 1919년 8월 체포돼 2년 6월형을 선고받고 평양에서 감옥 생활을 했다. 출옥한 뒤에는 독립운동 단체인 의용단에 가입해 항일운동에 투신했다. 1977년에 건국포장, 1990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정연규씨는 “생전에 뵌 적이 없는 (증조)할아버지를 이렇게 뵐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독립운동가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탑골공원의 원형을 되찾기 위한 개선사업 선포식도 이날 열렸다. 탑골공원은 조선시대 원각사터에 세운 서울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다.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의 이름으로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3·1 운동의 성지’로 1991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1967년 현대화 차원에서 공원 주변에 상가 건물(파고다 아케이드)이 지어지면서 동·서·남·북 4개의 문 중 서문이 사라졌다. 1983년 상가가 철거되면서 서문은 원래 자리가 아닌 지금 위치에 세워졌지만 문화재적 가치를 잃었다. 종로구는 앞으로 서문 복원, 탑골공원 개선 작업에 돌입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탑골공원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고증을 통해 원래 모습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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