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자율성 강화 자공고 2.0 지정
올해 3, 9월 운영... 5년간 연 2억씩 지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자율적 교육과정과 특화 프로그램으로 지역 교육혁신을 선도하게 될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자공고)에 40개교가 지정됐다. 올해 1, 2학기에 순차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는 이들 학교는 정부로부터 5년간 총 10억 원을 각각 지원받는다.
29일 교육부는 9개 시도 40개 고교를 '자율형 공립고 2.0'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자공고가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운영됐던 것과 달리, 자공고 2.0은 대학, 기업 등 여러 주체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지역별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협약 이행을 위한 위원회도 구성한다.
2009년 도입됐던 자공고는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가 결정됐다가 현 정부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설립 근거를 마련하며 부활했다. 기존 자공고가 일반고와 교육과정이 유사해 뚜렷한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에 따라, 이번에 선정된 자공고에는 자사고와 특목고 수준으로 교육과정 운영에 폭넓은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자공고 2.0에선 교사 채용 규제가 대폭 완화돼 교사 정원 100%를 전문가 등으로 초빙 임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개방형 교장 공모제도 적용한다. 정부는 농어촌, 원도심 등 교육 경쟁력이 약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자공고를 지역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명문고로 키워내겠다는 방침이다.
학교별 운영 계획도 상세히 제시됐다. 농어촌 지역 일반고에서 자공고 2.0으로 지정된 부산 기장군 장안고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협약을 체결, 원자력과 관련한 과학 중점 특화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과학 분야 학교장 개설 과목도 새로 개발하고, 지자체의 인적자원개발(HRD) 인프라를 활용해 교원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과학 영재 과정으로 전공별 심화학습 활동을 운영하고 과학 분야별 전공 실험 교과도 개설한다.
전남에선 자공고로 지정된 나주고·봉황고·매성고 3개교가 연합해 지역 특화형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과대,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전문성과 인프라를 활용해 전력·반도체, 정보보안, K콘텐츠 분야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충남 공주고는 공주시와 협약을 맺고 지자체 지원을 통한 인문·문화예술 교육과정과 국제 역사·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경북 안동고는 안동대와 바이오산업단지 의약연구소와 연계해 전문 인력을 교수 인력으로 초빙하고 바이오 제약 교과 및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할 예정이다. 산업체와 협력해 공동 연구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지정된 학교는 올해 3월(23개교)이나 9월(17개교)에 운영을 시작한다. 매년 2억 원씩 5년간 총 10억 원을 받는다. 교육부는 자공고가 교육발전특구와도 적극 연계되도록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하고 각종 규제완화 수요를 발굴해 제도 개선에 나선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자율형 공립고로 공교육의 변화가 현장에 안착되도록 교육청 등과 적극 소통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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