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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우여곡절 끝에 내달 1일 장례… "추모객 체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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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우여곡절 끝에 내달 1일 장례… "추모객 체포 우려"

입력
2024.02.29 01:24
수정
2024.02.29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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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늑장 인계·장소 섭외 난항 겪어
"푸틴, 본인 연설 날짜 겹칠까 방해"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마련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추모 장소에 지난 19일 시민들이 촛불을 켜 뒀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마련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추모 장소에 지난 19일 시민들이 촛불을 켜 뒀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이 다음 달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다. 나발니가 지난 16일 옥중에서 의문사한 지 14일 만이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장례식이 모레(1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마시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의 장례식이 1일 오후 나발니가 살았던 (러시아) 모스크바 마리이노 지역에 있는 교회에서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나발니의 시신은 인근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앞서 야르마시는 나발니의 장례 장소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날 밝혔다. 대부분의 장례식장은 예약이 꽉 찼다고 말했고, 일부는 '나발니'라는 이름을 듣고 거부했으며, 한 곳은 야르마시 측에 협력하는 것이 금지됐다며 거절했다고 야르마시는 말했다.

당초 나발니의 장례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연방의회에서 연설을 하는 29일로 예정됐으나 결국 하루 미뤄졌다. 이를 두고 나발니 반부패재단의 이반 즈다노프 이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크렘린궁은 우리가 나발니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날 누구도 푸틴 대통령과 그의 메시지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당국을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이 외면받을 것을 경계해 연설 당일 나발니의 장례를 막았다는 것이다.

러시아 경찰이 지난 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기 위해 기념비에 꽃을 두려던 남성을 연행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뉴스

러시아 경찰이 지난 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기 위해 기념비에 꽃을 두려던 남성을 연행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뉴스

나발나야는 "장례식이 평화롭게 진행될지, 아니면 경찰이 남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이들을 체포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의 사망 다음날인 17일 러시아 곳곳에서 애도 물결이 일자 다수의 추모객을 체포한 전적이 있다. 현지 인권단체 OVD-Info는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모에 참여한 4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나발니의 장례식에 대해서도 "러시아 경찰이 대규모로 주둔할 가능성이 높으며, 당국은 정치적 시위와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것을 해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던 나발니는 지난 16일 혹한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감옥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그의 사망진단서는 '자연사'로 작성됐지만, 푸틴 대통령이 그를 살해했다는 의혹이 파다했다. 러시아 당국이 그의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비공개 장례를 치르도록 협박했다는 모친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사망 9일째인 24일에야 그의 시신이 모친에게 인계됐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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