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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리그 5경기 남기고 '트리플 악재' 덫 걸린 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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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리그 5경기 남기고 '트리플 악재' 덫 걸린 페퍼

입력
2024.02.28 15:19
수정
2024.02.28 15:26
21면
0 0

경기 부진·선수 간 괴롭힘·감독 경질
분노한 팬들, 공식 SNS에 댓글 항의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세트스코어 1대 3으로 패배하며 23연패를 기록한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세트스코어 1대 3으로 패배하며 23연패를 기록한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정규리그 5경기를 남겨 놓고 트리플 악재를 맞았다. 부진한 경기력과 그로 인한 감독 경질에 이어 선수 간 괴롭힘까지 터져 나오면서 사실상 리그 중 수습 불가한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갈수록 짙어지는 패배의 그림자

페퍼저축은행에는 이번 시즌 유독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28일 기준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최하위인 7위로, 최근까지 치른 31경기 중 단 3경기에서만 승리를 거뒀다. 그마저도 모두 3-2로 힘겹게 이겼다. 승점은 고작 10점. 6위인 한국도로공사(승점 33)와 무려 23점 차다. 6라운드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겨도 3시즌 연속 꼴찌를 피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 17번에 그쳤던 연패 행진도 이번 시즌에는 23연패까지 이어져 여자배구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기존 최다 연패 기록인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의 20연패를 깨고 불명예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6일 광주 서구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GS칼텍스의 경기. 페퍼저축은행 리베로 오지영(왼쪽)이 수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광주 서구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GS칼텍스의 경기. 페퍼저축은행 리베로 오지영(왼쪽)이 수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딘 공격과 괴롭힘에 무색해진 전력보강

앞서 페퍼저축은행은 2023~24시즌을 준비하면서 감독 교체에 이어 거물급 공격수 박정아와 아웃사이드 히터 채선아를 영입하고, 주장 이한비, 리베로 오지영을 3년간 더 붙잡으며 전력보강에 만전을 기했다. 이 때문에 2021년 창단 이후 줄곧 꼴찌만 해오던 페퍼저축은행이 드디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일었지만, 결과는 도리어 더 처참해졌다.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과 같은 보수(3년간 연 7억7,500만 원)를 받는 박정아의 이번 시즌 공격성공률은 평균 32.54%에 불과하다. 2011년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박정아의 공격이 무뎌지면서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부담이 커져 팀 내 균형이 깨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오지영은 후배 선수 2명을 괴롭힌 혐의로 27일 배구연맹에서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은 데 이어 구단에서도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피해 선수 2명은 이미 작년 10월에 구단을 떠났다.

20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에서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다. 뉴스1

20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에서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다. 뉴스1


감독 불명예 퇴진에 수석코치는 3번째 감독 대행직 수행

부진한 성적에 선수 간 괴롭힘까지 이어지면서 조 트린지 감독도 취임 8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결과적으로 트린지 감독은 팀의 연패를 끊지 못한 건 물론, 팀 장악에도 실패했다. 트린지 감독의 빈자리는 이경수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 자격으로 메울 예정이다. 이 코치는 코치 대행만 세 번째다.

계속된 악재에 팬들도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팬들은 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페퍼저축은행 창단이 배구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퇴보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게 팀이냐" 등의 항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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