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 씨, 계절근로 인연 농장주 박상철 이장 초청
작년 계절근로 때 숙식 같이 하며 가족처럼 지내
베트남 라이 씨 집서 지내며 하롱 베이 등 관광
경북 봉화군 법전면에서 수박과 당귀 농사를 짓는 박상철(50) 이장은 최근 특별한 인연으로 맺은 계절근로자 친구 초청으로 베트남을 다녀왔다.
지난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로 박 씨의 농장에서 일한 베트남 국적의 라이(42) 씨가 자신의 집으로 박 씨를 초청한 것.
28일 박 씨에 따르면 라이 씨와는 계절근로사업으로 농장주와 근로자로 만났지만 근로계약이 끝난 후에도 카톡으로 영상 문자 등을 주고 받는 등 우정을 나누었다.
박 씨는 라이 씨의 초청으로 친구 2명과 함께 지난 11~17일 라이 씨의 집을 방문하고 하노이와 하롱 베이 등을 같이 관광했다.
라이 씨는 하남성의 한 조그만 시골에 살고 있었다. 동네에 도착하니 지난해 박 씨의 농장에서 일한 9명 모두가 이웃에 살고 있었고, 몇몇은 친척 사이이기도 했다. 심지어 그 마을에는 봉화에서 계절근로자로 일한 사람이 20여명이 살고 있었다.
라이 씨는 물론 8명의 동료 모두가 박 씨의 베트남 방문을 환영해 주었고, 라이 씨의 가족과 함께 소주를 곁들인 식사로 봉화에서의 생활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박 씨는 "라이 씨가 지난해 봉화를 떠날 때 꼭 자기집으로 놀러 오라고 하더니 실제로 초청해 놀라고 반가웠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난해 수박과 당귀 농사철에 필요한 인력으로 봉화군에서 시행하는 외국인계절근로자 9명을 고용하면서 라이 씨와 인연을 맺었다.
근로기간 동안 계절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자신의 집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휴일에는 관내 명소와 인근 지역으로 같이 여행을 다니며 정을 쌓았다. 10월 송이축제에도 함께 참여하는 등 근로 관계를 떠나 진심으로 가족처럼 지내면서 친구의 인연으로 발전했다.
베트남으로 돌아간 라이 씨는 봉화에서의 정을 잊지 않고 박 씨를 자신의 나라로 초대해 한국에서 받았던 친절에 보답했다.
박상철 씨는 "농번기 일손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고용한 타국 근로자들을 동료처럼 대했을 뿐인데 잊지 않고 본인의 나라에 초대해 줘 고맙다"며 "외국인 근로자를 계속 고용해야 하는데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4월에도 9명 모두 다시 봉화로 와 달라고 부탁했고, 모두들 승락했다"고 반겼다. 박 씨로서도 일을 해 본 사람이 다시 오면 친근감도 있고 작업능률도 올라 일석이조이다.
김경숙 봉화군 법전면장은 "문화와 언어가 서로 다르지만 진심은 통한다는 걸 느꼈다"며 "농가주와 계절근로자의 모범사례로 전파돼 봉화군 계절근로자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화군은 농번기 고질적 일손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다양한 나라와 계절근로자 업무협약을 맺고 일손을 유치하고 있다. 올해는 봉성면에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를 신축하는 등 안정적 농가 일손 지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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