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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농장주 베트남 초청한 계절근로자 '특별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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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농장주 베트남 초청한 계절근로자 '특별한 인연'

입력
2024.02.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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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 씨, 계절근로 인연 농장주 박상철 이장 초청
작년 계절근로 때 숙식 같이 하며 가족처럼 지내
베트남 라이 씨 집서 지내며 하롱 베이 등 관광

박상철(오른쪽 4번째) 이장이 베트남 관광지에서 라이 씨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라이 씨가 사진을 찍었다. 봉화군 제공

박상철(오른쪽 4번째) 이장이 베트남 관광지에서 라이 씨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라이 씨가 사진을 찍었다. 봉화군 제공


경북 봉화군 법전면에서 수박과 당귀 농사를 짓는 박상철(50) 이장은 최근 특별한 인연으로 맺은 계절근로자 친구 초청으로 베트남을 다녀왔다.

지난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로 박 씨의 농장에서 일한 베트남 국적의 라이(42) 씨가 자신의 집으로 박 씨를 초청한 것.

28일 박 씨에 따르면 라이 씨와는 계절근로사업으로 농장주와 근로자로 만났지만 근로계약이 끝난 후에도 카톡으로 영상 문자 등을 주고 받는 등 우정을 나누었다.

박 씨는 라이 씨의 초청으로 친구 2명과 함께 지난 11~17일 라이 씨의 집을 방문하고 하노이와 하롱 베이 등을 같이 관광했다.

라이 씨는 하남성의 한 조그만 시골에 살고 있었다. 동네에 도착하니 지난해 박 씨의 농장에서 일한 9명 모두가 이웃에 살고 있었고, 몇몇은 친척 사이이기도 했다. 심지어 그 마을에는 봉화에서 계절근로자로 일한 사람이 20여명이 살고 있었다.

라이 씨는 물론 8명의 동료 모두가 박 씨의 베트남 방문을 환영해 주었고, 라이 씨의 가족과 함께 소주를 곁들인 식사로 봉화에서의 생활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박 씨는 "라이 씨가 지난해 봉화를 떠날 때 꼭 자기집으로 놀러 오라고 하더니 실제로 초청해 놀라고 반가웠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난해 수박과 당귀 농사철에 필요한 인력으로 봉화군에서 시행하는 외국인계절근로자 9명을 고용하면서 라이 씨와 인연을 맺었다.

근로기간 동안 계절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자신의 집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휴일에는 관내 명소와 인근 지역으로 같이 여행을 다니며 정을 쌓았다. 10월 송이축제에도 함께 참여하는 등 근로 관계를 떠나 진심으로 가족처럼 지내면서 친구의 인연으로 발전했다.

베트남으로 돌아간 라이 씨는 봉화에서의 정을 잊지 않고 박 씨를 자신의 나라로 초대해 한국에서 받았던 친절에 보답했다.

박상철 씨는 "농번기 일손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고용한 타국 근로자들을 동료처럼 대했을 뿐인데 잊지 않고 본인의 나라에 초대해 줘 고맙다"며 "외국인 근로자를 계속 고용해야 하는데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4월에도 9명 모두 다시 봉화로 와 달라고 부탁했고, 모두들 승락했다"고 반겼다. 박 씨로서도 일을 해 본 사람이 다시 오면 친근감도 있고 작업능률도 올라 일석이조이다.

김경숙 봉화군 법전면장은 "문화와 언어가 서로 다르지만 진심은 통한다는 걸 느꼈다"며 "농가주와 계절근로자의 모범사례로 전파돼 봉화군 계절근로자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화군은 농번기 고질적 일손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다양한 나라와 계절근로자 업무협약을 맺고 일손을 유치하고 있다. 올해는 봉성면에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를 신축하는 등 안정적 농가 일손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박상철(오른쪽 4번째) 이장이 라이(왼쪽 3번째 흰옷) 씨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소주를 곁들인 식사를 하고 있다. 봉화군 제공

박상철(오른쪽 4번째) 이장이 라이(왼쪽 3번째 흰옷) 씨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소주를 곁들인 식사를 하고 있다. 봉화군 제공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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