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감독들, 미디어데이서 쓴소리 쏟아내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가 27일 3차 회의 후 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발표할 전망이다.
26일 축구협회에 따르면 전력강화위는 27일 오후 2시 3차 회의를 개최한다. 전력강화위는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에게 임시 대표팀 감독 후보를 1~2명씩 추천 받은 뒤 논의를 거쳐 후보자를 추리고, 최종 결정까지 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전력강화위가 꾸려진지 7일 만에 단 3번의 회의로 임시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셈이다.
전력강화위는 앞서 21일 열린 1차 회의에서 3월 A매치부터 정식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국내 감독에 더 비중을 두고 있고, 현직 감독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가 축구 팬들과 축구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사흘 뒤 열린 2차 회의에서 임시 감독 체제로 급한 불을 끈 뒤 6월에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방향으로 틀었지만, '프로 감독 빼가기' 우려가 잠재워지지 않으면서 지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참석한 현직 감독들도 전력강화위의 이같은 졸속 행정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현직 감독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홍명보 울산HD 감독은 "내 의지와 관계 없이 언론에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되면서 며칠 동안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울산 서포터즈인 '처용전사'가 "필요할 때만 소방수 홍명보 감독은 공공재가 아니다"며 협회에 각을 세운 것에 대해선 "나도 예전에 협회에 있었고, 지금은 K리그에 있는데, (협회와 팬들이)이렇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개인적으로 난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현 전력강화위가 '비정상적'이라며 직접적인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축구에 열광하는 팬들과 국민들이 이 상황을 전부 지켜보고 있는데, 이걸 시스템으로 안 하고 함부로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물려줄 때 자신있게 물려줄 수 있도록 좋은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 자리에 있어본 사람으로서 지금은 우리 전부가 숨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윤겸 충북청주FC 감독은 전력강화위 구성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감독은 박 감독과 같은 시기에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위원들의 역할을 좀 더 광범위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위원회 회의 참석해 몇 마디 거드는 것만 하지 말고, 직접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옥석을 가려 감독에게 선수들을 추천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또 "협회 내 기술위원들에게 겸직을 주든, 쉬고 있는 감독들을 찾아서 이런 임무를 맡기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지금과 같은 체제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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