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천전리 각석’→‘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명칭 변경
명문·암각화 중요성 모두 고려…명칭 통일로 인지도 향상 기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칭이 50년 만에 바뀐다.
울산시는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천전리 각석의 학술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유적 명칭을 ‘울주 천전리 명문(銘文)과 암각화’로 변경한다고 26일 밝혔다.
천전리 각석은 태화강 물줄기인 대곡천 중류 기슭에 각종 도형과 글, 그림 등 총 625점이 새겨진 암석이다. 1970년 동국대박물관 학술 조사단에 의해 발견돼 1973년 국보로 지정됐다. 너비 9.5m, 높이 2.7m 크기의 바위에는 동물과 사람, 반인반수(半人半獸·머리는 사람, 몸은 동물인 형상) 등 청동기시대에 새겨진 각종 문양을 비롯해 신라시대 왕족과 화랑들이 다녀간 것을 기념하는 내용의 글자들이 적혀있다. 국보 지정 당시엔 기하학적 문양 등이 표현된 암각화보다 제작 시기와 내용이 명확한 신라시대 명문의 학술 가치를 높이 평가해 각석으로 칭했다. 그러나 이후 다양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학계를 중심으로 ‘각석’ 보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명칭 ‘암각화’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실제 국내에 확인된 암각화 30여 곳 중 각석이라는 명칭을 쓰는 곳은 천전리가 유일하다. 이에 시는 지난해 7월 문화재청에 개칭을 신청했고, 현지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28일 최종 명칭변경 고시를 앞두고 있다.
시는 이번 명칭변경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 심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달 30일 천전리 각석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묶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등재 여부는 2025년 7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가야고분군에 이어 우리나라 17번째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이 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유사하게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이름을 변경함으로써 ’반구천의 암각화‘ 특징을 더 정확하게 대중에게 인지시킬 수 있게 됐다”며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의 의미를 널리 알려 울산을 진정한 문화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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