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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비 소리만 기다려요" 폭설로 울진 산간지역 일부 정전·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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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비 소리만 기다려요" 폭설로 울진 산간지역 일부 정전·고립

입력
2024.02.23 10:15
수정
2024.02.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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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왕피리 등
22일 오후 8시25분쯤 정전
눈으로 넘어진 소나무 전신주 덮쳐
주민들 밤새 추위와 사투…인명피해 없어

119대원들이 23일 새벽 울진군 금강송면 산간마을에서 눈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소나무를 베어 내면서 마을 진입로를 개척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119대원들이 23일 새벽 울진군 금강송면 산간마을에서 눈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소나무를 베어 내면서 마을 진입로를 개척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 울진군 산악지역에 내린 폭설로 전신주가 넘어져 정전되고, 아름드리 금강송이 상당수 가지가 부러지거나 넘어지는 피해가 났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5분쯤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에서 폭설로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왕피리 쌍전리 소광리 3개 마을 220여 가구가 정전됐다. 울진군에는 지역에 따라 40㎝가 넘는 눈이 쌓였다.

소방당국과 울진군 공무원 등 90여 명이 제설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왕피리와 소광리 외딴집에 사는 주민 4명이 고립됐다. 주민들은 보일러를 돌릴 수 없어 밤새 추위와 사투를 벌였다.

왕피리 왕피천부원농장 박혜숙(74)씨는 “정전으로 보일러를 돌릴 수 없으니 무엇보다 추워 못살겠다. 옷가지를 다 껴입어도 덜덜 떨린다. 마당에도 못 나간 채 (제설을 위한)중장비 소리만 들리길 기다리고 있다. 창문밖으로 온통 흰 눈 밖에 안 보인다. 밥도 지을 수 없어 애들이 주고 간 빵 같은 걸로 요기를 하고 있다”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울진군은 23일 오전 전화연락이 닿지 않던 주민들을 직접 방문, 고립 주민들의 안전을 확인했다. 고립 주민들은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됐으나 정전으로 충전을 할 수 없어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북소방본부와 울진군 등은 한전과 함께 제설과 동시에 전력선 복구에 나서 23일 오전 중에는 전기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35번 국도와 가까운 쌍전리와 소광리 일부 마을은 오전 10시쯤 전기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왕피리는 우회진입로가 없어 넘어진 나무를 일일이 베어내면서 제설하는 방법으로 진입로를 확보할 수밖에 없어 복구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폭설로 금강송면 일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아름드리 금강송도 상당수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

119대원들이 23일 오전 눈길을 뚫고 연락이 끊겼던 주민의 집을 방문,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119대원들이 23일 오전 눈길을 뚫고 연락이 끊겼던 주민의 집을 방문,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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