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위, 학전 명칭 사용 않는 독자 공간으로 써야"
서울 대학로 공연문화의 산실인 학전이 개관 33주년인 다음 달 15일 폐관한다. 지난해 11월 학전 폐관 계획이 알려진 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학전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전블루 소극장이 3월 15일 문을 닫는다"며 "학전이 주최하는 마지막 공연인 학전 어린이 무대 '고추장 떡볶이'와 33팀의 가수, 학전 배우들이 마련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로 그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학전 측은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는 김민기 대표의 마지막 인사를 함께 건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학전 소극장을 재정비해 학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학전 측은 "이는 학전과의 최종 협의 없이 보도된 내용"이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하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따라서 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블루 소극장이 있던 공간을 운영하되 '학전' 명칭은 사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1991년 김 대표가 대학로에 개관한 학전은 33년간 총 359개 작품을 기획, 제작하면서 공연예술인들의 성장 터전이 됐다. 학전은 '김광석 콘서트',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등을 개최해 대학로에 라이브 콘서트 문화를 만들었다. 1994년 초연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최초의 기획 프로덕션, 최초의 라이브 뮤지컬이라는 기록을 쓰며 4,000회 이상 공연됐다. 2004년부터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에 집중해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등을 선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김 대표가 경영난과 병환으로 학전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고, 학전의 역사는 33년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어린이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는 24일 종연하며, '학전 어게인' 콘서트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열린다.
학전은 "33년간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블루 소극장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오롯이 좋은 공연을 위한 공간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학전 어게인의 정신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