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기준 대체투자 잔액 56.4조
2.46조는 이미 손실 가능성 높은 상황
"ELS와는 달라... 충분히 손실 감내 가능"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가운데 2조4,600억 원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금 대비 약 6% 수준이다.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일부 손실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4,000억 원이다. 전체 금융권 총자산(약 6,800조 원)의 0.8% 수준이다. 업권별로는 보험업이 31조9,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 10조1,000억 원, 증권 8조4,000억 원, 상호금융 3조7,000억 원, 여전사 2조2,000억 원, 저축은행 1,000억 원 등의 순이다. 지역별로는 북미(34조5,000억 원)와 유럽(10조8,000억 원)에 투자금 대부분(80.3%)이 쏠렸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12조7,000억 원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 금융권의 투자 자산도 빠르게 부실화되고 있다. 손실 발생 유형은 두 가지다. 부동산 공실 증가로 임대료를 받지 못해 그 결과 대출이자·배당 지급이 어려워지는 상황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가치가 담보인정비율(LTV)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다. 부실이 발생하거나 발생 위험이 커지면 선순위 대출자들은 기한이익상실(EOD)을 이유로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할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국내 금융회사 부동산 투자액(35조8,000억 원) 중 2조4,600억 원(6.9%)에서 EOD 사유가 발생했다. 지난해 6월 말(1조3,300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복수의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 등에 투자된 20조5,000억 원까지 포함할 경우 원금 대비 손실률은 5.9% 수준이라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해외 부동산 가격은 2022년 말 대비 10%가량 하락한 상태"라며 "고금리 지속 등으로 EOD 발생 자산이 증가하면서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도 불가피하다. 현재 파악된 해외 임대형 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21개로, 설정액은 2조3,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투입한 금액은 1조9,000억 원에 이른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8개(설정액 9,000억 원)인데, 이 중 재원 부족 등의 이유로 '배당유보' 상태(1건)거나 자산매각이 이뤄진 펀드(2건)에서 손실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의 경우 '반토막' 논란에 휩싸인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과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공모펀드는 통상 만기가 5~7년인 데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수익자 총회 과반수 동의로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손실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기가 3년인 데다 투자 규모가 19조3,000억 원(올해 만기 15조4,000억 원)에 달하는 H지수 ELS와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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