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 표면이 뜯겨서 글씨 희미, 붕괴 위험도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300여 년 전 전남 목포 고하도에 세워진 이충무공 기념비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목포시 등에 따르면 고하도에 있는 전남도 유형문화재 제39호 '고하도 모충각 이충무공 기념비'의 비석 표면이 뜯겨서 글씨도 보이지 않고, 붕괴 위험도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이 비문에는 이충무공이 고하도를 수군 통제영으로 삼게 된 경위와 군량미의 중요성 등이 기록돼 있다. 고하도는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이 100일 넘게 머물며 군량미를 조달하고 무기를 재정비했던 곳으로, 기념비는 1722년(경종 2년) 몸돌 높이 227cm, 너비 112cm로 세워졌다. 일제강점기 야산에 버려졌던 것을, 광복 이후 현 위치에 세워졌다.
기념비는 특히 하단 부분 훼손이 심각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단부가 누르는 무게로 암석이 부풀어 오르는 '벌빙현상'이 나타나 붕괴위험이 있다. 비 하단에서는 습기가 올라와 비석 내부에 침투해 훼손이 심하고, 박리작용으로 비문의 글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떨어져 나가고 패어 있기도 하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시는 지난 2014년 광화체 처리 등 보존 처리한 데 이어 2021년에도 바닥 콘크리트 제거 및 출입문 하부 통풍공사를 했다. 최근 현장조사 등을 통해 '벌빙현상'이 지속될 경우 하부에서 상부 지탱이 어렵고, 기념비 중간(비신) 부분의 붕괴위험을 감지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제작된 지 300년이 넘는 이충무공 기념비의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전남도에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사업비 등을 요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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