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
'삶의 만족도' 10점 만점에 '6.5점'
'사람 못 믿어' OECD 뒤에서 4번째
국민이 느끼는 '삶의 질'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에 비하면 여전히 최하위권이다. 특히 사회적 신뢰는 떨어지고, 고령화에 독거노인 비율과 상대적 빈곤율은 높아졌다.
통계청이 22일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서 한국인이 2022년 주관적으로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평균 '10점 만점에 6.5점'이다. 2013년 5.7점에서 꾸준한 증가세로, 이번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체 71개 지표 중 최신 반영된 주관적 웰빙·환경·교육·고용·임금·여가·주거 등에서 36개는 개선됐고, 시민참여·안전·소득·소비·자산 분야 등에선 15개가 악화했다.
삶의 만족도 상승은 일상 회복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시기 급격히 증가한 사회적 고립도는 지난해 33%로 2021년 대비 1.1%포인트 낮아졌고, 고용률은 62.6%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문화예술·스포츠 관람 횟수(2021년 4.5회 2023년 7회)와 1인당 여행일 수(2020년 5.81일 2022년 8.29일)도 늘었다.
다만 기대수명은 코로나19 사망자 증가에 따라 2022년 82.7세(전년 대비 -0.9세)로 낮아졌다. 1970년 이후 첫 감소다. 비만율(37.2%)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늘었는데, 외부활동 제한과 재택근무 등으로 살이 쪄 2020년 급격히 오른 뒤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2021년 26명 2022년 25.2명)과 가계부채비율(2021년 209.8% 2022년 203.7%)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1년 전에 비해 나아졌다.
다른 사람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보여 주는 대인신뢰도는 2022년 54.6%로 전년 대비 4.7%포인트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엔 70% 내외였으나 전염 우려와 거리두기 등으로 2019년 50.6%로 크게 떨어지곤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국회·언론 등 기관 신뢰도(2021년 55.4% 2022년 52.8%)도 낮아졌다. 신뢰도는 의료계(76.4%)가 가장 높았고, 국회(24.1%)는 절반에도 못 미쳤다.
독거노인 수는 2000년에 비해 3.7배 늘었다. 비율로 따지면 65세 이상 5명 중 1명(21.1%)이 혼자 살고 있다. 상대적 빈곤율도 고령층일수록 높았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대적 빈곤율은 9위였는데, 66세 이상으로 좁히면 2위로 뛴다.
국가별 삶의 만족도를 비교할 수 있는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세계행복보고서 2023'을 인용하면, 2020년~2022년 평균값으로 본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5.95점으로 OECD 38개 국가 중 뒤에서 4번째다. OECD 평균(6.69점)보다 한참 낮고 그리스, 포르투갈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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