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그룹 씨야로 데뷔한 남규리
나만의 스타일 가득 담은 '헤일로'
"조카는 나의 특별한 관객"
지난 2006년 그룹 씨야로 데뷔한 남규리는 어느덧 19년 차 아티스트가 됐다. '여인의 향기' '구두' '미워요' '사랑의 인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던 씨야. 이후 남규리는 배우로 전향해 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 '붉은 달 푸른 해' '이몽' '카이로스' '너는 나의 봄' 등과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 '신촌좀비만화' '데자뷰' '질투의 역사'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로 변모해왔다.
그런 그가 22일 오후 6시 첫 솔로 디지털 싱글 '헤일로(HALO)'를 발매하고 가수로 돌아온다. 이번 싱글은 남규리가 가창뿐 아니라 작사·작곡에도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누 디스코(Nu disco)에 뉴 웨이브(New wave)의 요소들을 접목시킨 미디엄 템포의 팝이다.
'헤일로'는 지금까지 대중이 알고 있던 남규리의 음색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남규리는 "18년 만의 도전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 나만의 앨범을 내는 것이 처음"이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헤일로'의 탄생 배경은
"드라마 '피타는 연애'를 촬영했는데 언제 방영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홍대로 기타를 배우러 다녔어요. 진짜 마음이 힘들었던 어느 날,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기타 선생님이 '너무 소름끼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규리씨 왜 노래 안 하세요?' 묻길래 (제가) '누가 들어주나요?'라고 대답했죠. 1년간 기타를 배우고 선생님이랑 같이 노래를 만들었어요. 제대로 된 시스템도 없는 환경에서 새 곡을 만들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뮤직카우(음악투자 플랫폼)에 들려주게 된 거죠. 거기서 너무 좋다고 해서 '헤일로'를 내게 됐어요."
'헤일로'가 갖는 의미
"이번 곡에는 제 생각이 많이 반영됐고 작곡과 작사에도 참여했어요. 팬들을 생각하며 가사를 썼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뮤직비디오 스토리와 콘셉트는 (함께 일하는) 친언니가 다 잡았어요. 급하게 찍어야 해서 의상도 발품 팔아서 따로 다 준비했고, 시간이 없어서 구정 연휴에 바쁘게 찍었죠.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는 것이 18년 만에 처음이에요. 그래서 솔로 앨범 데뷔의 느낌이고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하는, 저를 보여주는 첫 데뷔라 할 수 있어요."
새로운 시도를 한 이유
"음악을 다시 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사실 제가 2021년 '피타는 연애'를 찍었을 때까진 용기를 못 냈죠. 앨범 작업이 무산되면서 상처를 받고 슬픈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가사를 들을 자신이 없더라고요. 제가 좀 몰입하는 스타일이어서 기타 선생님이랑 노래 만들 때도 연주를 못하겠다고 했어요. 슬픈 일이 생길까 봐. 트라우마가 있었던 거 같아요. 과거에 대형기획사에서 연습생을 오래 했고 씨야로 데뷔할 땐 당찬 아이였어요. 원래는 다른 친구가 있었는데 저를 부르셔서 두 소절을 불렀는데 바로 씨야로 데뷔하게 된 거죠. 그런 창법을 처음 해봤는데 실용음악과 친구들이 '왜 노래를 울면서 부르냐'고 하더라고요. 원래 전 그런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나이를 먹고서야 제가 원하는 음악을 시도하게 됐네요."
음악적 변신
"처음에 곡을 만들 때 가이드 작업을 하는데 '이 소리가 너무 좋아요' 해서 그걸 발전시키게 됐어요. 어릴 때 제가 부른 스타일이 떠올랐고요. 씨야로 많은 곡을 했으니까 그렇게 안 하면 (사람들이) 안 좋아할 거 같다는 선입견도 있었어요. '나는 그냥 남규린데 내가 좋아했던 걸 찾아보자' 그렇게 결심했죠. 저는 뉴진스나 올리비아 로드리고 같은 가수를 좋아해요. 너무 청량하고 맑고 순수해서 보고 있으면 힐링이 되죠. 유튜브에서 공연 영상도 찾아보고 요즘 친구들의 스타일도 배우고요. 뉴진스 앨범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좋아서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민희진 대표님도 팔로우했죠. 하하. 이번 곡 '헤일로'가 젊은 감각, 요즘 느낌이라는 반응이 많아서 기쁘게 생각해요."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입버릇처럼 '내년에는 여러분을 위한 노래를 들려드리겠다' 얘기를 했었거든요. 사실 제가 팬미팅을 한번도 못했어요. 그래서 팬미팅도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음악쪽에서 딱히 제의가 없었고 재작년에도 언니가 아는 작곡가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다 피하셨다고 들었어요. 노래를 내고 싶은 마음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기회가 생겨서 데모도 휴대폰으로 녹음하고 집에서 열악하게 작업해서 보냈죠. 기타를 치면서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는 걸 찾았고 노래를 다시 하니까 행복하더라고요. 기다려준 팬들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준비된 다른 곡들도 있는데 순차적으로 공개하게 될 거 같아요. '헤일로'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부를 수 있는 대중적인 곡도 내려고 준비 중이에요."
남규리에게 음악이란
"옛날엔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은 때도 있었어요. '슈가맨' 전까지는 오해도 많았고 그걸 견디는 게 힘들었죠. 가뜩이나 외적인 편견도 있는데 업계에서도 저를 예쁘게 봐주진 않는 거 같았어요. 일일이 말한다고 믿어주지도 않을 테고 막연히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주는 날이 올거야' 했는데 '슈가맨'을 통해서 재조명이 됐고, 묵묵히 열심히 할 일하고 사는 것만이 보답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음악을 하면서 역시 이게 천직인가 싶더라고요. 동시대 활동했던 분들 중에 그만두신 분도 많은데 18년 동안 하고 있는 걸 감사히 생각해요. 일을 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날은 뿌듯하고 즐거워요. 녹음이 잘 끝나면 새벽 3시까지 혼자 노래하고 파티를 한답니다."
특별한 관객
"저는 조카를 보면 용기를 내서 음악을 하게 돼요. 저만의 특별한 관객이죠. 조카가 70일 됐을 때 언니랑 같이 키웠어요. 제가 많이 봐줬는데 목욕 시키고 우유 먹이고 노래를 많이 불러줬어요. 그런데 아기가 숨을 참고 집중해서 보더라고요. 권진아의 '위로'도 불러주고 '아기상어'도 해주고 그랬는데, 감정을 담아서 노래를 부르면 아기가 반응을 하더라고요. 단 하나의 의심도 없이 순수한 눈으로 경청하는데 그 모습에 매료되어 노래를 한 것 같아요. 그게 (솔로곡 준비의) 첫 시작이었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