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21개월 임기 끝 사퇴
"부처 협업 꼭 필요한 여가부 업무
더 큰 조직에서 이뤄내고 싶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장관직을 내려놓으며 "여가부가 조직 개편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여가부는 당분간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타 부처와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우리 부의 업무를 현재의 여가부가 아니라 더 큰 틀의 조직에서 이뤄낼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싶었다"는 소회와 함께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이 말한 '조직 개편'은 여가부를 폐지하고 여가부 조직을 보건복지부 산하 본부로 옮기는 것을 뜻한다. 김 장관은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의 첫 여가부 장관으로 취임한 후 정부·여당과 논의하며 이 같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구체화했고 홍보에도 힘썼다. 그러나 성별 임금 격차, 기업·공공부문 고위직 유리천장처럼 구조적 성차별이 여전한 현실에서 여가부 폐지안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지지한 '이대남(20대 남성)'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여야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여가부 폐지는 빠졌다.
김 장관은 당시 논의 과정을 회고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리 부 가족들(직원들) 입장에서는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조직 형태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미래지향적인 목소리가 공존했던 시간이었다"며 "모두가 여가부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해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폭염으로 파행하자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준비 과정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 끝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후임으로 지명된 김행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사퇴하면서 장관직을 계속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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