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 18년간 8000여 명 추적조사
안정시 심박수 변화에 따른 남녀 차이 첫 확인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한 '안정시 심박수'가 높으면 만성질환인 당뇨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 고위험군 조기 발견에 심박수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에 참여한 40세 이상 남녀 8,313명의 2001∼2018년 안정시 심박수와 당뇨 발생의 연관 관계를 분석해 이달 초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지(Diabetes Metabolism Journal)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의 1분 동안 심장 박동수를 뜻하는 안정시 심박수는 성인의 경우 60∼100bpm(beats per minute)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심박수 범위 안에서도 심박수와 당뇨 발병 위험에 상관관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18년 동안 2년 간격으로 반복한 추적조사 결과 안정시 심박수가 80bpm 이상이면 60∼69bpm인 사람보다 당뇨 위험이 약 2.2배 증가했다. 이는 남녀 모두에 공통된 결과다.
남녀 간 차이는 안정시 심박수 변화에 따라 나타났다. 심박수가 5bpm 이상 감소 시 남성은 약 40%, 여성은 약 20% 당뇨 위험이 줄어들었다. 반대로 5bpm 이상 증가 시 여성은 당뇨 위험도 약 1.2배 높아진 반면, 남성은 유미의한 변화가 없었다. 남녀의 다른 양상을 확인한 연구는 처음이라는 게 국립보건연구원의 설명이다.
안정시 심박수가 높으면 당뇨 위험이 커진다는 결과가 도출됐어도 임상적으로 검증된 사실은 아니다. 다만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매우 중요한 당뇨병 고위험군 조기 발견과 예방·관리에 활용될 여지는 있다. 안정시 심박수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으로 손쉽게 자가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안정시 심박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당뇨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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