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방이 내정 간섭" 반발
유럽연합(EU)이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의문사와 관련해 독립적인 국제 조사를 허용하라고 러시아에 촉구했다. 나발니의 시신을 하루빨리 가족에게 인도하라고도 압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20일(현지시간) 키릴 로그비노프 EU 주재 러시아대사 대행을 불러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사망 경위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국제 조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U는 홈페이지를 통해 "나발니 사망에 대한 EU의 분노를 (로그비노프 대사대행에게) 전했다"며 "최종 책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측에 더 이상 지체 없이 그의 시신을 가족에게 인도하고 가족이 장례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며 "다른 모든 정치사범은 물론, 나발니를 추모하다 러시아 전역에서 구금된 이들을 즉시, 무조건 석방하라고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 16일 시베리아의 한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나발니 측근과 서방은 푸틴 대통령과 연관돼 있는 죽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푸틴의 정적'으로 불렸다.
이날 이탈리아도 나발니 사망과 관련,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폴란드 등 유럽 각국들도 대러시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알렉세이 메시코프 주프랑스 러시아대사는 지난 19일 프랑스 외무부에 불려간 자리에서 "서방이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려는 시도"라며 항의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나발니의 죽음에 관한 서방국 관리들의 발언은 과격하고 전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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