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방송 공정성 심의하는 선방위
방심위 노조, 권재홍·최철호 위원 신고
선거 방송의 공정성을 심의하는 기구인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의 여권 성향 위원들이 스스로 민원을 제기하고 '셀프 심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선방위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이 터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설치해 운영하는 기구다.
전국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선방위 권재홍·최철호 선방심의위원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두 위원은 보수 성향의 언론시민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의 간부를 지내면서 이 단체가 선방위에 민원을 제기한 안건 심의에 참여했다. 권재홍 위원은 공언련 이사장이고, 최철호 위원은 지난해 12월 위촉 당시 공언련 공동대표였다. 노조는 "이들은 사적 이해관계자인 공언련에서 민원을 제기한 사실을 알고도 이해충돌방지법 제5조에 따라 그 사실을 서면으로 신고하고 회피를 신청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선방위에 제기된 민원 내용과 공언련의 언론 모니터링 보고서가 지적한 내용이 일치하는 사례가 11건이라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등 대부분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방송을 한 프로그램들이다. 선방위는 이 중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대해 관계자 징계 4건을 결정했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대해서도 경고를 의결했다.
선방위는 선거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선거 방송의 공정성을 심의하는 합의제 기구다. 방심위가 설치와 운영을 맡으며,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방위가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노조는 "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민우회 등의 시민단체가 추천하던 위원 몫이 류희림 위원장 취임 후 갑자기 공언련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노조가 신고한 권재홍 위원은 공언련이 추천했고, 최철호 위원은 국민의힘에서 추천했다. 노조는 "권재홍, 최철호 위원이 총선 선거 방송 심의를 하는 것은 선방위 설치 및 운영 취지인 '선거 방송의 공정성 유지'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단체에 신규 선방심의위원 추천을 의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선방위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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