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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이 알제리 대사관서 조언 구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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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이 알제리 대사관서 조언 구한 까닭은

입력
2024.02.19 15:42
수정
2024.02.19 16:10
21면
0 0

국내 초연 로시니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2~25일
"문화 왜곡 피하려 문화검증 철저히"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이 국립오페라단 연습실에서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한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이 국립오페라단 연습실에서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한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은 조아키노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을 이달 22~2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올해 첫 정기 공연으로 선보인다. 로시니가 21세 때 27일 만에 완성한 오페라 부파(희극적 오페라) 작품으로, 이번이 한국 초연이다. 작품 내용은 명랑하고 유쾌하지만 무대에 올리기 위한 준비 과정은 가볍지 않았다.

극의 배경은 19세기 초 오스만제국의 지배를 받던 알제리. 이탈리아 여성 이사벨라가 기지를 발휘해 알제리 총독 무스타파에게서 벗어나는 이야기다. 로시니의 트레이드마크인 '로시니 크레셴도(극 중 음악이 작은 소리로 시작해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커지는 것)'를 들을 수 있다.

19세기의 알제리와 이슬람 문화라는 낯선 문화적 배경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문화 검증'을 위해 최상호 단장을 비롯한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들은 주한 알제리 대사관을 찾았고, 조언에 따라 무대와 의상을 수정했다. 여성들이 쓰는 히잡은 현대식으로 머리와 목을 모두 가리는 모양으로 준비했다가 19세기는 머리에만 걸치는 모양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디자인을 바꿨다. 또 무대 세트에 적은 아랍어 글자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난 뒤 해당 글자를 지웠다. 그대로 공연에 쓰였다면 망신일 터였다.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포스터. 아랍어처럼 표기한 서체가 눈에 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포스터. 아랍어처럼 표기한 서체가 눈에 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원작 충실히 따른 연출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무대 이미지. 무대 상단에 들어가 있던 아랍어의 오류를 발견해 글자를 지우고 임의적인 문양으로 채웠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무대 이미지. 무대 상단에 들어가 있던 아랍어의 오류를 발견해 글자를 지우고 임의적인 문양으로 채웠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엔 로시니가 활동한 19세기에 만연했던 이슬람 문화에 대한 편견,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무대에 올리기도 하지만, 이번 공연은 원작을 충실히 따랐다. 최 단장은 "결말에서는 결국 여성이 승리한다"며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를 이해하고 작품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휘는 제57회 브장송 지휘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3인 결승에 올라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30대 지휘자 이든이 맡았다. 이번 공연이 그의 전막 오페라 국내 데뷔 무대다. 연출은 최지형이 맡았다. '로시니 스페셜리스트'라고 평가받는 메조소프라노 키아라 아마루와 김선정이 이사벨라를 연기한다. 린도로는 테너 발레리 마카로프와 이기업, 무스타파는 베이스 권영명, 전태현이 맡았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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