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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F 부실에 미 상업용 부동산 위기, 리스크 심상찮다

입력
2024.02.19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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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각역 인근 상가 건물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종각역 인근 상가 건물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심상찮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자산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이런 부동산에 투자나 대출을 해 준 금융기관까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미 당국은 지역 중소은행 20여 곳을 집중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부 지역 은행 주가는 보름 새 반 토막이 났다.

문제는 우리도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이 아니라는 데 있다.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의 해외 부동산 관련 펀드를 비롯한 수익증권 투자와 대출을 포함한 전체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20조 원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5대 금융그룹이 해외 부동산 부실을 작년 실적에 계상한 규모만 1조 원을 웃돈다. 해외 부동산 평가손에 적자 전환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금융사의 건전성에만 타격을 주는 게 아니라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 상품을 산 개인투자자 손실도 발생하고 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액에 이은 제2의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미국발 부동산 위기 여파가 우리나라에선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 태영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부동산 경기는 최악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은 6만2,489가구로, 전월보다 7.9%나 늘었다. 서울 강남마저 1층 대로변에서도 빈 상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강남대로 공실률은 8.3%로, 5년 전의 3배 수준이다. 한때 인기 투자처로 각광받던 지식산업센터도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분양가에도 못 미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경매로 넘어가도 낙찰자가 없다.

국내외 부동산 시장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5조 원 가까이 또 늘었다.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며 미 연준의 금리 인하도 멀어지고 있다. 당국은 부동산 리스크가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지 않게 예의주시하면서 이미 사상 최대인 주택담보대출이 더 이상 늘지 않게 선제적 관리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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