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금형 도면 받아내 타업체 전달
공정위, '원가 절감 부당 이익' 판단
하도급 업체의 금형제조 기술을 몰래 빼돌린 뒤, 다른 업체에 전달해 더 저렴하게 제작하도록 한 자동차 엔진 부품 제조업체 정광테크에 과징금 처분이 내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정광테크가 기술유용행위 등으로 하도급법을 위반한 행위를 적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광테크는 엔진 브라켓 부품 등을 만들기 위한 시작금형 제조를 수급사업자인 A사에 위탁해 납품받았다. 시작금형은 특정 부품을 양산하기 전 시제품을 소량 생산하기 위한 금형이다. 이 시작금형을 바탕으로 양산금형을 만들어 제품을 생산한다.
조사 결과, 이 과정에서 정광테크는 △최종 발주처에 보고서 제출 △양산금형 개발 등 명목을 들어 2019~2020년 엔진 브라켓 부품 등의 시작금형 도면을 요구해 A사로부터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얻은 시작금형 도면은 다른 금형제조업체인 B사에 전달돼 보다 낮은 금액으로 양산금형을 제작해달라고 의뢰하는 데 쓰였다. 특히 정광테크는 B사에 "A사가 시작금형 도면 제공 사실을 알게 되면 문제의 소지가 있으니 외부로 유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공정위는 정광테크가 생산비용을 낮출 목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의 도면을 제공받아 제3자에 무단 유출한 것으로 봤다. 결과적으로 정광테크가 양산금형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원가 절감 등의 부당한 이익을 얻게 됐다는 설명이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시작금형 도면을 제3자에 유용한 정황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형업계의 불공정하도급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금형제조업체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공정경쟁 기반을 훼손하는 기술유용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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