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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토니모리가 살아있다? 'K뷰티' 호황에 웃음 꽃 핀 1세대 로드숍·중소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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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토니모리가 살아있다? 'K뷰티' 호황에 웃음 꽃 핀 1세대 로드숍·중소 브랜드

입력
2024.02.16 04:30
수정
2024.02.16 19:3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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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 시장서 성장…1세대 로드숍·ODM 호실적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은 여전히 실적 회복 중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글로벌 앰버서더로 미국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을 앞세워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제공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글로벌 앰버서더로 미국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을 앞세워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후로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던 화장품 중소 브랜드들이 해외 활약을 발판 삼아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면서 1세대 로드숍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중소 브랜드와 함께 제품을 연구개발(R&D)·생산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도 덩달아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반면 중국을 중심으로 세를 키워가던 전통 강자들은 실적 하락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대비를 이룬다.



1세대 로드숍·ODM 업체들 지난해 '호실적'


경기 부천시 한국콜마 부천공장에서 중소 브랜드 선스틱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한국콜마 제공

경기 부천시 한국콜마 부천공장에서 중소 브랜드 선스틱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한국콜마 제공


뜨는 중소 화장품 ODM 기업…주춤하는 투톱 기업. 그래픽=신동준 기자

뜨는 중소 화장품 ODM 기업…주춤하는 투톱 기업. 그래픽=신동준 기자


1세대 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2,736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4%, 14.2% 증가했다. 토니모리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6.8% 상승하며 3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해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

두 업체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해외시장에서 온·오프라인에 걸쳐 공격적으로 확장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미샤는 현지 소비자 특성에 맞춘 제품 마케팅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현지 통화 기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2%, 8% 신장했다. 토니모리는 해외시장 성장으로 ODM 자회사 메가코스의 중소 브랜드 수주가 늘면서 실적이 뛰었다.

이들 중소 브랜드의 제품을 실제 만드는 ODM 업체들도 호황을 누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은 15.3% 오른 2조1,517억 원, 영업이익은 90.3% 오른1,395억 원으로 추산된다. 한국콜마의 주 고객사인 중소 브랜드 스킨1004, 조선미녀 등이 해외시장에서 흥행한 덕분이다. 스킨1004는 지난해 1~10월 미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6% 늘어난 113억 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ODM 회사 스맥스도 지난해 매출이 1조8,093억 원, 영업이익은 1,2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1%, 138.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특히 대형 시장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화장품 수출 1위 국가였던 중국을 넘어 미국이 중소 브랜드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기 때문.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제조 중소기업들의 지난해 3분기 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1% 증가한 2억7,000만 달러(약 3,543억 원)로 1위였던 중국(2억5,000만 달러)을 넘어섰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3월 미국 뉴저지에 북미기술영업센터를 열었고 펜실베이니아주에 2공장도 짓는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공장이 다 지어지면 색조부터 기초라인까지 생산이 가능해져 북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코스맥스는 미국 법인을 통해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점 사무소를 열고 미국 서부권 중소 브랜드 업체를 겨냥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 브랜드 뜨는 사이 LG생건·아모레는 부진


LG생활건강의 대표 럭셔리 제품 '후 공진향 궁중세트'.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의 대표 럭셔리 제품 '후 공진향 궁중세트'. LG생활건강 제공


유독 중소 브랜드가 해외에서 잘 통하는 이유는 각 시장별 소비자 특성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기획과 연구에 오랜 시간을 들이는 대형 기업과 달리 중소 브랜드는 제품 기획부터 생산, 개발까지 모든 과정이 빠르게 이뤄진다"며 "그만큼 현지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른 공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로 중소 브랜드들이 온라인 시장을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인지도를 높인 것도 큰 힘이 됐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데 해외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합리적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사이 대형기업은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은 LG생활건강이 31.5% 줄어든 4,870억 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44.1% 줄어든 1,52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부침이 이어지고 면세점 주요 소비자인 다이궁(보따리상) 수요도 줄어든 탓이다.

두 회사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 일본 시장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실질적 성과를 거두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하는 등 현지 기반을 다지고 시장에 안착하는 데 최소 5~10년은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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