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BNP파리바·HSBC 압수수색... 무차입 공매도 혐의

서울남부지검 전경. 뉴스1

560억원대 규모 불법 공매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권찬혁)와 금융조사2부(부장 박건영)는 15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BNP파리바증권, HSBC증권, HSBC은행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검사와 수사관 등 70여 명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진다.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2021년 9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카카오 등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 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진행한 의혹을 받는다. 홍콩 HSBC의 경우 2021년 8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 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 글로벌 IB가 관행적으로 벌여온 불법 공매도 행위를 적발한 첫 사례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싸게 매입해 주식으로 갚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일반 주식투자와 달리 해당 종목 주가가 떨어져야 이익을 본다.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서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 전략이다. 하지만 빌리지 않은 상태(무차입)에서 매도하는 것은 불법이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BNP파리바, HSBC 홍콩법인, BNP파리바증권 등 3개사가 4~9개월간 무차입 공매도 주문·수탁을 진행했다고 판단해 265억 2,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불법 공매도를 근거로 부과한 과징금 중 최대 규모였다.

당시 증선위는 이들 3개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BNP파리바·HSBC 홍콩법인 2곳은 검찰에 고발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