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특화 펀드·저금리 대출 첫 도입...맞춤형 기업금융 나온다

그간 정책지원 소외됐던 중견기업
최초 전용 펀드·저금리 대출 마련
중소→중견기업 도약 방안도 준비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 관련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석훈(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KDB산업은행 회장,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 위원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공동취재사진

은행권이 기업 성장을 위해 20조 원 규모의 '보따리'를 푼다. 정부는 특히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에 밀려 대출과 투자가 어려워진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과감한 지원을 약속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5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은행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대출, 펀드 조성과 금리 인하까지 망라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기업을 향한 75조9,000억 원 규모의 '금융 종합 선물세트'다.

정부와 은행권은 수혜 기업을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 기업(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으로 구분해 각각 20조 원, 15조 원, 40조6,000억 원을 지원한다.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 금융위원회 제공

그간 지원에서 소외됐던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눈에 띈다. 우선 국내 최초 중견기업 전용 펀드가 조성된다. 정부와 은행권이 출자해 5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이 펀드는 한국성장금융에서 모펀드를 운영한다. 설비투자, 신기술 도입 등이 예정된 중견기업에 자금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것이 목표다. 중견기업 전용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도 처음으로 마련된다. 산업은행과 5대 은행이 각 1조 원씩 총 6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데, 시스템반도체 등 신성장 분야로 신규 진출 또는 확대 투자를 원하는 중견기업에 업체당 최대 1,500억 원까지 1%포인트 우대금리 대출을 지원한다.

중소기업 지원 방안으로는 금리 인하 지원 및 자금 조달에 12조3,000억 원 규모 정책금융이 제공된다. 신산업 진출 및 설비투자 확대 중소기업엔 5대 은행이 5조 원, 정책금융이 16조3,000억 원을 지원한다.

정부는 앞으로 주기적인 간담회 등을 통해 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공동 지원을 꾸준히 유도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민관이 협심해 나온 결과물"이라며 "향후에도 민간은행이 기업 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인프라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역동경제간담회(중기 성장사다리 부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아울러 정부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중견기업이 될 경우 현재 받고 있는 각종 지원이 축소될까 우려해 성장 자체를 꺼리는 중소기업이 적잖다는 판단에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관련 전문가 좌담회’를 주재하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후 그간 받아온 세제·재정·규제 특례가 급격히 줄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포함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