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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만에 끝난 '무딘 청문회'... 박성재, 증여세 의혹엔 "제 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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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만에 끝난 '무딘 청문회'... 박성재, 증여세 의혹엔 "제 불찰"

입력
2024.02.15 18:4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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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아내와 공유재산... 탈세 의도 없어"
'고액 수입' 지적엔 "전관예우 아냐"
'명품백 의혹' 등 현안엔 모두 침묵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61·사법연수원 17기)가 과거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배우자가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는 지적에 "저의 불찰"이라며 청문회장에서 고개를 숙였다. 절차에 따라 미납금을 내겠다고도 약속했다. 개인 비위 의혹에 소상히 답변한 것과 달리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 등 현안 질의에는 모두 핵심을 피해갔다.

박 후보자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아내 증여세 탈루' 의혹과 관련한 야당 위원들의 사과 요구에 대해 "좀 더 꼼꼼히 살펴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저의 불찰"이라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미납금 신고 절차를 밟고, 세법 위반 여지가 있으면 과태료를 납부하겠다고 했다. 그는 "처음 집을 구입할 때도 아내에게 '당신 명의로 하라'고 했는데 집사람이 공무원인 남편 기를 살려준다고 (저의) 단독 명의로 한 것"이라며 "이후 이사를 가면서도 똑같이 등기하다 보니 사실상 재산은 아내와 공유한다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2018년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24억 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매입했다. 그 과정에서 수입이 없던 아내 몫의 매입 대금을 대신 부담하고도, 증여세 1억여 원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박 후보자는 증여세 탈루 목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등기할 때 탈세라는 생각은 한 번도 못 했다"면서도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세법상 기준은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검찰 퇴직 이후의 고액 수입을 두고 '전관예우'라는 지적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수입이) 다소 높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부당한 선임을 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후보자는 2017년 퇴직한 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5년여간 4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이 돈은 세금과 직원 급여 등 비용을 빼지 않은 금액이고, 실제 수익은 절반 정도"라고 해명했다.

이날 박 후보자는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선 좀처럼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을 두고,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몰카 공작은 범죄인가"라고 물었지만 박 후보자는 "내용을 좀 더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며 "몰카라는 상황만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반복된 질의에도 그는 "관련 사안이 여러 국가기관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안다"거나 "담당 기관에서 알아서 처리하리라 생각한다"고만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입시비리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창당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특정인 정치적 행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가 늘어지고 있다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도 "특정 사건에 대해 말하긴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최근 현직 검사들의 잇따른 총선 출마 선언에 대해 "솔직히 인상이 찌그러진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없어 보인다"면서 "이점에 대한 명백한 입법적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개별 검사들을 많이 지도하고 감독하겠다"고 강조했다.

청문회는 오전 10시 15분에 시작해 오후 4시 40분쯤 끝났다. 정회 2시간을 포함하고도 6시간여 만에 종료된 것으로, 현 정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중 가장 빠른 시간에 마무리됐다. 총선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서 의원들이 청문회 준비에 집중하지 않았던 탓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8시간 만에 끝나자 "현역 국회의원이라 칼날이 무뎠다"는 비판을 받았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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