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가족과 영화 보려다 입장 불가
출입구 계단에 휠체어 이동 어려워
與 "상영관별 1% 장애인 관람석"
가수 강원래가 지난 9일 서울 강변CGV에 가족과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하려다 입장하지 못했다. 강원래 페이스북 캡처
영화 '건국전쟁'을 보러 영화관에 간 가수 강원래가 휠체어 입장이 어려워 영화를 보지 못하고 돌아온 사연이 알려졌다. 댄스그룹 클론 멤버인 강원래는 2000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강원래는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내) 송이가 보러 가자 해서 영화 '건국전쟁'을 보러 갔다가 막상 동네 극장에 가니 계단뿐이라 휠체어가 못 들어가는 관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못 보고 송이랑 (아들) 선이만 보러 갔다"며 "저는 지금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추석 때쯤 VOD로 볼 수 있겠죠"라고 덧붙였다.
그의 가족이 예매한 상영관은 일반 상영관보다 관람료가 비싼 '컴포트관'이었지만, 입구와 출구 모두 계단으로 이동하는 구조로 휠체어 입장이 어려웠다고 한다. 강원래가 올린 영상에 따르면 극장 측은 '(휠체어를) 들어주면 안 되냐'는 그의 요청에 "계단이라 위험하다"고 답했다. 직원은 그에게 "잠깐 일어설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일어날 수 없다"는 답변에 직원은 "그러면 못 본다"고 했다.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며 김예지 비상대책위원의 의자를 빼주고 있다. 뉴시스
강원래의 사연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영화관 상영관별 좌석의 1% 이상을 휠체어를 탄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3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장애가 있는 관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좌석에서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없는 상황을 늘 마주한다"며 "영화관은 관람석의 1% 이상을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설치해야 하는데 대부분 영화관은 개별 상영관이 아닌 전체 영화관의 1% 이상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휠체어 좌석을 갖춰도 정작 상영관 입구에 있는 계단이나 높은 단차로 휠체어 접근이 불가한 곳도 많다"며 영화관 내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구조 변경 등을 위한 시행령 개정을 예고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장애인들의 극장 출입 관련 규정에 해석상 맹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이 시행령 개정을 포함해 이 부분을 개선해 상식적인 세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보장법' 시행령은 공연장, 집회장, 관람장, 도서관 등의 전체 관람석 또는 열람석 수의 1% 이상을 장애인 관람석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전체 관람석이 아닌 개별 상영관별로 1% 이상을 설치해야 하는 것이 해당 법의 입법 취지에 맞다고 판단했다. 이에 2021년 5월 CGV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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