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영역이었던 트레이딩 사업에서 눈 돌려
에너지·소재 등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길어지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통 영역인 물류 사업 업황이 나빠지면서 국내 종합상사들이 '친환경'을 열쇳말로 삼아 미래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사기업들은 친환경 에너지·밸류체인 구축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곳은 ①포스코인터내셔널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6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9%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지난해 1월 포스코에너지와 흡수 합병을 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액화천연가스(LNG)의 탐사‧생산부터 수송‧트레이딩, 저장, 발전‧판매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갖춘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에너지 부문에서 합병 및 에너지 밸류체인 확장을 통한 이익이 증가됐다"며 "글로벌 사업 부문에선 유럽향 친환경 산업재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이익률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에너지∙친환경 소재∙식량 등 세 가지 분야 투자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합병 2년 차를 맞아 에너지 사업에만 총 1조 원의 투자를 집행하는 등 3년 동안 에너지 사업 투자 규모를 약 3조8,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신규 LNG 광구·터미널 사업, 청정수소·탄소포집저장 기술· 해상풍력 등 친환경 사업을 강화한다.
이차전지 광물, 태양광 개발, 그린수소 등…투자·개발 역량 활용
신재생에너지 회사로 거듭난 ②삼성물산은 태양광 사업 개발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4분기 2,500만 달러의 태양광 개발 매각 이익을 내는 등 지난해 전체 태양광 매각이익이 5,800만 달러로 전년(4800만 달러) 대비 20.8% 증가했다. 올해는 16.2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파이프라인을 20GW까지 확대하는 등 북미, 호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개발 및 설계·조달·시공(EPC) 수주에 나선다. 호주 그린수소 단지 개발사업 참여, 탄소 저감 콘크리트 등 친환경 탄소 저감 기술 개발 및 투자 확대 프로젝트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1조 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지속적인 우상향의 영업실적과 안정적인 재무구조, 바이오· 친환경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변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차전지 관련 광물 개발 등 밸류체인도 새로운 사업 분야 중 하나다. ③LX인터내셔널은 무게중심을 기존 석탄에서 친환경 광물로 자원개발 사업으로 옮기며 지난달 약 1,330억 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AKP 니켈 광산 지분 60%를 인수했다. 이곳 광산의 연간 생산량을 기존 150만 톤에서 2028년까지 370만 톤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50% 성장한 ④현대코퍼레이션은 철강, 승용부품, 석유화학 등 전통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을 바탕으로 친환경 리사이클 사업, 로보틱스 관련 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상사 기업의 강점인 사업 기회 발굴, 자원 트레이딩 노하우를 활용해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했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트레이딩 분야는 영업이익률이 낮아 한계가 크다"며 "글로벌 사업 전환기에서 발이 넓고 정보 수집에 능한 상사업계에 친환경 투자 및 에너지 개발 사업은 성장동력으로 삼기에 최적의 선택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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