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지난해 순익 15조... 3.62% ↓
대규모 대손충당금·상생금융 비용 영향
KB '리딩금융' 탈환, '리딩뱅크'는 하나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지난해 실적이 2022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뒷걸음쳤다.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과 민생 금융지원으로 비용이 늘어난 탓인데, KB금융만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이 8일까지 각각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총 14조9,682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힘입어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간 2022년 15조5,309억 원(새 국제회계기준 소급 적용)보다 3.62%(5,627억 원)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순이익 성장세를 지켜낸 건 KB금융이 유일했다. KB금융은 전년 대비 11.5%(4,789억 원) 증가한 4조6,31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2022년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 금융’ 자리를 되찾아왔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KB국민은행 당기순이익(3조2,615억 원)이 8.9% 늘었고, KB증권(3,896억 원)은 107.5% 성장하는 등 주요 계열사가 고루 기여한 결과다. 다만 4분기 순이익이 2,615억 원에 그치면서 ‘5조 클럽’ 입성은 불발됐다. 그룹 희망퇴직 비용 2,000억 원, 민생금융 지원 2,450억 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비 추가 대손충당금 5,550억 원 등 일회성 비용 탓이 컸다는 게 KB금융 설명이다.
신한금융 당기순이익은 4조3,680억 원으로 2022년 대비 6.4%(2,976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10조8,179억 원과 3조4,2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51%씩 상승했다. 하지만 2022년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매이익 효과(세후 3,220억 원)가 소멸되고, 4분기 선제적 충당금 적립(7,668억 원)과 상생금융 지원 비용(2,939억 원) 등 거액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연간 당기순이익을 끌어내렸다.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3.3%(1,190억 원) 감소한 3조4,51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마찬가지로 4분기 PF 부실 우려에 대비한 충당금 3,709억 원을 선제 적립하고, 상생금융 비용 2,041억 원을 반영한 영향이 컸다. 그래도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1조9,070억 원으로 65.3% 늘면서 견고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계열사 중에선 하나은행이 전년 대비 12.3% 증가한 3조4,766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2년 째 ‘리딩 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우리금융 당기순이익은 2조5,1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9.9%(6,250억 원) 급감해 3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상생금융(1,700억 원)과 충당금 확대(5,250억 원) 비용을 고려해도 감소 폭이 크다. 증권·보험사가 없어 우리은행 순이익(2조5,159억 원)이 그룹 순이익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점은 특히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선 이유다.
주주환원 확대엔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KB금융은 연간 총배당금을 주당 3,060원으로 정하고, 3,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의했다.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8.6%다. 신한금융은 연간 배당금을 2,100원으로 의결하고, 1분기 안에 1,5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6%다. 하나금융의 연간 배당금은 주당 3,400원, 총주주환원율은 32.7%다. 우리금융은 연간 배당금 1,000원, 총주주환원율 3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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